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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원 육박' 치솟는 환율에 불안감 커져…당국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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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충격파…원·달러 환율 1500원대 고공행진
트럼프 대이란 강경발언…20원 가까이 반등
외환 당국 "환율 걱정할 수준 아냐…필요시 대응"
시장선 "현재 환율 위험한 수준…물가 부담 커질 위험"
2분기 1400원대 하향 안정화 흐름 '조건부' 전망도
2·3차 추경, 기준금리 인상 카드 거론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달러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1530원을 돌파하는 등 1500원대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연설을 통해 이란에 대한 강경발언을 쏟아내면서 진정 조짐을 보이던 원·달러 환율도 20원 가까이 반등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가 안정돼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달러 강세가 둔화한다는 전제 하에 올해 2분기쯤 환율이 1400원대로 하향 안정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연설에 원·달러 환율 18.4원↑…1500원대 고공행진

연합뉴스연합뉴스
중동 전쟁이 한달 넘게 계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을 상대로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 원·달러 환율은 20원 가까이 반등했다.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 대비 18.4원 오른 1,519.7원으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8일 처음으로 1500원을 돌파한 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1530원 선을 넘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10일(장중 1561.0원)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중동 전쟁에 따른 원유 공급과 물류 차질 등의 여파가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현실화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져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당국이 지난해 4분기 환율 안정을 위해 역대 최대인 224억 6700만달러(약 34조 4천억원)을 시장에 사용하면서 시장에 개입해 환율은 연초에 안정됐다. 그러나 지난 2월 말 중동전쟁이 터지면서 다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 "환율 큰 우려 없어"…김용범 "점진적 안정구간 복귀 전망"

정부와 외환 당국은 환율이 아직 걱정할 수준은 아니며 필요시 대응에 나서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중동발 국내 주가 하락과 환율 상승에 대해 한국 시장의 복원력을 확인한 계기가 됐다며 조만간 금융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외부 요인에 의해 왜곡됐던 (코스피 등의) 지수는 펀더멘털(기초여건)을 향해 수렴할 가능성이 높고 환율 역시 수급 정상화 속에 점진적으로 안정 구간에 복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환율 상승에 대해 "주식 시장발 수급 왜곡이 외환시장에 일시 반영된 결과"라며 "외부 충격이 완화되고 수급이 정상화될 경우 환율 역시 기존의 밴드로 회귀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도 지난달 31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 첫 출근하면서 15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달러 유동성이 상당히 양호한 만큼 큰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과거 외환위기 때처럼 환율 상승을 금융불안으로 직결시킬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같은날 기자간담회에서 "특정 환율 수준을 직접 타깃(목표)하지 않지만, 시장 심리와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고, (다른 통화와) 괴리가 심해지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선 "환율, 경제 기초체력과 크게 괴리…물가 부담 커질 위험"

연합뉴스연합뉴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선 현재의 환율 수준이 우리나라 경제 기초체력과 크게 괴리돼 높아져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객관적으로 위험한 수준은 맞다"며 "지난해 말과 달리 고환율에 유가 상승까지 겹쳐 물가 부담이 커질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외국인들의 공격적 주식 순매도가 환율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4월에는 기업들의 배당정책 강화로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달러 수급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외환위기 당시에는 구조적 취약성이 환율 급등으로 나타난 반면, 현재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고 자유변동환율제 체제가 자리 잡고 있어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환율 안정 마땅한 수단 없어…2·3차 추경, 기준금리 인상 등 거론

 고환율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현재로선 이를 완화시킬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게 문제다.
 
현재 외환보유액은 약 4300억달러에 달하지만 이자·수익으로 연 200억달러 대미 투자자금을 만들어야해 환율 방어용으로 무작정 쓸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과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등은 달러 수급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우리나라가 WGBI에 편입돼 최대 90조원에 달하는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이 국내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WGBI가 고환율 흐름을 바꾸는 '게임체인저'라기보다는 상승 속도를 완화하는 완충 장치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2·3차 추가경정예산 집행과 기준금리 인상이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환율이 당분간 1500원 밑으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국채 발행을 통한 2·3차 추경이 이뤄지면 환율 상승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마땅히 쓸 수 있는 카드는 없지만 환율 문제가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부정적 효과는 막아야 할 것"이라며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변화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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