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리던 박왕열 씨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연합뉴스필리핀에서 국내로 송환된 일명 마약왕 박왕열(47)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2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왕열에 대해 의정부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25일 국내로 송환된 박왕열을 경기북부경찰청에서 10시간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박왕열은 처음에 가족을 통해 변호사를 선임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했지만, 현재까지는 선임되지 않았다.
박왕열은 경찰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시인하는 입장이었지만, 자신한테 불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부인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왕열은 수면 부족과 장시간 비행으로 조사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보였다.
경찰은 이날도 오전 8시부터 박왕열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마약 검사를 위해 국적기에서 박왕열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면서 모발과 소변에 대한 동의를 받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도 긴급으로 의뢰했다. 검사 결과는 빠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에 나올 전망이다.
박왕열은 지난 2024년 6월 공범에게 지시해 필리핀에서 커피봉투에 은닉한 필로폰 1.5kg을 항공편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반입하는 방식으로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달 뒤쯤에도 외국인을 통해 남아공에서 캐리어에 담은 필로폰 3.1kg을 공범에게 전달하고 항공편을 통해 김해공항으로 반입하는 수법으로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019년 11월부터 2020년까지 국내 공범에게 지시해 서울·부산·대구 일대 소화전·우편함에 마약류를 은닉해 판매한 혐의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다.
현재까지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통해 확인된 피의자가 국내 밀수·유통한 마약류는 필로폰 4.9kg, 엑스터시 4500여정, 케타민 약 2kg, LSD 19정, 대마 3.99g으로 시가 30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왕열은 범죄수익을 두가지 경로로 받았다. 초창기에는 무통장 입금을 받았다가 통장을 구하기 힘들자 코인을 통해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공범은 관리 및 판매책 29명, 공급책 10명, 밀반입책 2명, 지급책 1명 등 42명이다. 매수자는 194명이다.
경찰은 여죄 수사 등을 통해 추가적인 마약류가 있는지 여부를 계속 수사 중이다. 박왕열이 사용한 휴대전화 2대, 범행 사용 계좌 및 가상자산 거래 내역 분석 등을 통해 드러나지 않은 여죄 및 공범에 대한 수사도 지속·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범죄수익 추적팀을 수사TF팀에 합류시켜 박왕열의 범죄수익 규모를 면밀하게 파악해 범죄수익금에 대한 몰수·추징을 신청하는 등 불법 수익에 대해서도 끝까지 추적해 환수 조치할 예정이다.
피의자 신성정보에 대해서는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해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과 검찰은 박왕열에 대해 범죄인 임시 인도 청구에 적시한 마약 혐의에 대해서만 수사할 수 있다.
한편, 박왕열은 2016년 필리핀 앙헬레스의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현지에서 재판을 받아 징역 60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공범 판결문 등에 따르면 박왕열은 피해자들에게 카지노 예치금을 돌려주지 않기 위해 살인을 계획하고 저질렀다.
박왕열은 텔레그램 닉네임 '전세계'로 통하는 마약왕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20~30대 초범을 포섭해 마약을 광고하고 '던지기(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 유통하는 방식)' 수법으로 전국에 마약을 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