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100만 관객을 돌파한 지난 8일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관람객들이 상영관으로 향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가 천만 관객 돌파한 가운데, 단종과 조선 왕조를 다룬 역사 도서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영화 흥행이 도서관 대출과 서점 판매로 이어지는 '단종 열풍'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12일 기준 국립중앙도서관이 운영하는 도서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도서관 정보나루'에 따르면 영화가 개봉한 지난 2월 4일 이후 단종과 세조, 조선 왕조 역사를 다룬 도서 대출이 크게 늘었다. 정보나루는 전국 공공도서관 약 1500곳의 장서와 대출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대표적으로 이광수의 장편 역사소설 '단종애사'(새움·2015)는 평소 월 10~20건 수준이던 대출이 지난달 148건으로 늘었다. 올해 1월 대출 건수(28건)와 비교하면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작품의 다른 판본(비전비엔피·2014)도 1월 10건에서 2월 42건으로 한 달 새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역사 교양서와 만화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단종실록과 세조실록을 다룬 역사 만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5'(휴머니스트)의 월 대출 건수는 영화 개봉 전후 70건에서 186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설민석의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역시 지난달 586건 대출되며 이용이 크게 증가했다.
도서관 정보나루 홈페이지 캡처서울 주요 공공도서관에서는 관련 도서 대출 대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울도서관을 비롯해 송파구·서초구·강남구 공공도서관 등에서도 '단종애사'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5' 상당수가 대출 중이거나 예약 대기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서점가에서도 확인된다. 예스24에 따르면 영화 개봉 이후 한 달간 '단종' 관련 도서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6배 증가했다. 특히 이광수의 '단종애사' 판매량은 약 80배 급증했다. 교보문고에서도 같은 기간 '조선왕조실록' 관련 도서 판매량이 개봉 이전보다 약 2.9배 늘었다.
교보문고 온라인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3월5일~3월11일)에 따르면, 최근 재출간된 '단종애사'(새움·2026)는 전 주보다 2계단 뛴 18위에 올랐다. 예스24 주간 순위(3월2일~3월8일)에서는 184계단 오른 67위다.
역사 만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5' 단종·세조실록편. 김민수 기자1928~1929년 동아일보에 연재된 이광수의 장편소설 '단종애사'는 단종과 수양대군(세조)의 권력 갈등을 중심으로 조선 왕조의 비극적 권력 투쟁(계유정난)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조선 단종 유배지 청령포를 배경으로,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왕 단종과 그를 지키려 한 촌장 엄흥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개봉 36일 만인 지난 11일 누적 관객 12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단종, 엄홍도, 세조, 한명회, 청령포 등 관련 키워드 검색도 급증하고 있다. 영화 흥행이 역사적 인물과 사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면서, 관객들이 영화의 여운을 책으로 이어가는 흐름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