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제공지난 9일(월), 이기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 겸 한양대 총장은 교육부 기자 간담회에서 "전국에 있는 모든 대학교가 일제히 등록금을 5%씩 올렸을 때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에 0.075%의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시적으로 보면 등록금 인상은 물가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 4년제 197개 대학 대표로 나서
'등록금을 올려도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주장한 이 회장의 발언을 따져봤다.
2025년 교육물가 뇌관, '등록금'
연합뉴스물가 상승률이 작아도 물가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가와 물가 상승률은 서로 다른 개념이기 때문이다. 물가는 개별 가격 수준을 의미하고, 물가 상승률은 물가의 변동 속도를 뜻한다.
등록금이 물가에 끼치는 영향은 작년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급격한 등록금 인상은 물가를 밀어올리는 뇌관 역할을 했다. 2025년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 조사에 따르면, 사립대학교납입금은 전년대비 5.2% 상승했다. 그 결과, 2025년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은 695만 4천원(사립대 769만 2천원, 국·공립대 400만 4천원)을 기록했다.
교육물가는 전년대비 2.9% 상승했다.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이러한
교육물가 상승은 전체 소비자물가도 밀어올렸다. 2025년 3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2.1% 중 교육물가는 0.21%p를 기여했다.
지난해 4월 2일(수)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대학 등록금 인상'을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짚었다. 당시 김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로 높아졌는데 이는 석유류 가격 상승세 둔화에도 가공식품 가격, 대학등록금 등이 인상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밝혔다.
대교협 측은 CBS노컷뉴스에 "이 회장은 '등록금은 일시에 납부하기 때문에 가계 부담이 크고, 다자녀는 그 부담이 더 심화된다'는 말을 뒤에 덧붙였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차원에서 했던 말"이라고 해명했다.
"한번 오르면, 떨어지지 않고 누적"
연합뉴스등록금은 물가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비판도 있다. 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CBS노컷뉴스에 "한번 높아진 등록금은 올해가 아니라 앞으로 매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누적된 부담이 되기 때문에 그 영향을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2년 국가장학금을 등록금과 연계한 정책을 펼 때, 대학들이 등록금을 인하했던 사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관계자 또한 "2025학년도 1학기 등록금 인상은 2026년 2월까지 매달 전년 동기 대비 전체 물가에 상승 요인으로 반영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정작 올해 우선순위에서는 멀어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제공한편
올해 '등록금 인상'에 대한 대학 총장들의 관심도는 크게 떨어져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1월 7일(수)~2월 6일(금) 전국 4년제 대학 총장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 '현시점에서 대학 총장들의 관심 영역 우선순위'를 물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제공그 결과, '등록금 인상(30.0%)'이라는 답변은 전년(55.7%) 대비 25.7%p 감소했다. 대신 '교육시설 확충 및 개선(14.3%p↑)'과 '교육과정 및 학사 개편(17.1%p↑)'이 주요 우선순위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