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美 상호관세 무효 뒤 '글로벌 관세'…한국에 득일까 실일까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단기적으로 FTA 효과 누리지만 장기적 불확실성 커져

상호관세 무효로 韓, 1년간 누리지 못한 'FTA 효과' 일부 회복
펜타닐 관세 무효로 中 관세 인하…경쟁 심화 변수
美 301·232·338조 통한 우회 관세 시나리오 거론
전문가 "의약품·반도체 등 최소 7개 품목 관세 대비 필요"

연합뉴스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글로벌 통상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대체할 '글로벌 관세'를 새로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각국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적용되는 관세 체계가 달라지면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은 단기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국 대비 가격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 등 추가 관세 카드를 예고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정책 불확실성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자동차·철강·반도체 등 핵심 품목의 관세율이 인상될 경우 타격이 심각할 수 있다.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을 예측하기 어려운 기업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FTA 혜택 부활로 가격 경쟁력 강화…중국 인하 효과는 변수


2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 대법원 판결로 상호관세가 법적 효력을 잃으면서 미국의 관세 체계는 기존 '최혜국대우(MFN) 관세+상호관세를 합산한 15% 구조'에서 '최혜국대우(MFN) 관세+글로벌 관세 15%' 구조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발표한 글로벌 관세가 상호관세를 대체하는 셈이다.

이로 인해 FTA 체결국인 한국은 MFN 관세 면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기존 상호관세는 한국과 FTA 비체결 국가를 구분하지 않고 국가별로 관세를 매겼지만, 이번 글로벌 관세는 무역법 122조에 따라 기존 관세에 추가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상호관세 도입 전 한국산 주력 수출품의 MFN 관세율은 대부분 0%였다. 반면 비 FTA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 등 경쟁국에는 2.5~10%의 관세가 부과됐다. 글로벌 관세 체계로 전환되면서 한국은 지난 1년간 누리지 못했던 'FTA 효과'를 일부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협은 "이번 관세 구조 변화로 FTA에 따른 MFN 관세 면제 효과만큼의 가격 경쟁력 우위를 일부 회복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변수는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인 중국의 관세 수준이다. 미국이 대중 견제 수단으로 활용해온 '펜타닐 관세' 역시 이번 위법 판결로 무효가 됐다. 기존 20% 수준(보편관세 10%+펜타닐 관세 10%)이었던 대중 관세율은 펜타닐 관세가 빠지면서 최대 15%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한국 제품과 중국산 제품 간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장기적 불확실성 확대…품목별 관세 개별 압박 가능성


한국무역협회 제공한국무역협회 제공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낙관하기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관세법 338조 등을 통해 '우회 관세' 부과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 판결 직후 "향후 몇 달 내 새롭고 법적으로 허용되는 관세를 결정하고 발표할 것"이라며 "합법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무역법과 권한을 활용해 더 강력한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관세법 338조는 대통령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차별적 조치를 취한 국가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사전 조사 의무가 없고 부과 기간 상한도 없다. 다만 규정이 모호해 실제 적용 사례는 아직 없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특정 산업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으로, 상무부의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

가장 강력한 수단은 무역법 301조다. 외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판단될 경우 상한선 없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2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301조에 따른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과잉 생산 능력을 지닌 아시아 여러 국가를 들여다볼 것"이라며 "그들은 소비할 양보다 더 많이 생산하며 기본 경제 원리를 따르지 않고 단순히 공장을 짓고 고용을 유지하려 전 세계적으로 물가를 붕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품목별 관세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한국의 주력 대미 수출 품목 상당수가 주요 품목 관세의 사정권에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아직 세율이 확정되지 않은 반도체에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경우 타격이 클 수 있다.

앞서 한미 무역 합의에서 반도체 부문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관세 25% 재인상 압박에 나서는 등 정책 변동성이 커진 상황을 고려하면 이 역시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 "주요 수출 품목별 관세 정책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향후 품목별 관세 압박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협은 "9월까지 최소 7개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 조치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당 품목은 △의약품 △상업용 항공기 및 제트엔진 △폴리실리콘 및 파생제품 △드론 및 부품 △풍력터빈 △의료기기·의료용품 △로봇 및 산업기계 등이다.

무협 관계자는 "오는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향후 관세 정책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어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 허정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앞으로 미국이 한국의 개별 수출 품목을 겨냥해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예를 들면 미국이 자체 조사를 이유로 한국산 자동차 수입이 과도하다며 갑자기 관세를 올리겠다고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 지난해 합의한 대로 대미 투자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고율의 품목 관세는 부당하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