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올림픽을 아쉽게 노 메달로 마무리한 중국 쇼트트랙 대표 린샤오쥔. 연합뉴스 끝내 '쇼트트랙 황제'의 재림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을 노 메달로 마무리했다.
린샤오쥔은 19일(한국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남자 500m 준준결승 3조에서 4위에 머물렀다. 조 1, 2위와 3위 중 전체 상위 2명에게 주어지는 준결승행 티켓을 놓쳤다.
메달이 걸린 결승행 티켓을 가릴 준결승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린샤오쥔은 중국 귀화 뒤 첫 올림픽 출전에서 수확을 얻지 못했다.
린샤오쥔은 앞서 1000m 준준결승과 1500m 준준결승에서도 탈락하면서 이번 대회 개인전 메달을 모두 놓쳤다. 혼성 계주 2000m에는 출전하지 못했고, 남자 5000m 계주에서 중국은 이미 메달이 걸린 파이널A가 아닌 순위만 가리는 파이널B로 밀렸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린샤오쥔은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임효준이었다. 당시 임효준은 1500m 금메달과 500m 동메달을 따내며 쇼트트랙 스타로 떠올랐다.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최강으로 우뚝 섰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임효준이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 시상식에 참석한 모습. 노컷뉴스
하지만 임효준은 그해 대표팀 훈련 중 후배 황대헌(강원도청)에게 불미스러운 행동을 저질러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대한체육회 재심에도 징계가 번복되지 않자 임효준은 선수 생명 연장을 위해 중국 귀화를 택했다. 이후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이미 린샤오쥔이 된 상황이었다.
일각에서는 린샤오쥔과 그의 우상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을 비교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3관왕 등 한국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빅토르 안은 부상 여파로 2010년 밴쿠버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이후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은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3관왕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다만 린샤오쥔은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귀화 전 국적으로 국제 대회에 출전한 뒤 3년이 지나야 올림픽에 나설 수 있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8년이 지나 린샤오쥔은 다시 올림픽 무대에 나섰다. 린샤오쥔은 2024년 세계선수권 3관왕과 지난해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500m 금메달 등 메달 3개를 달성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의 모델로도 발탁되는 등 중국 내 인기도 대단했다. 혼성 계주 2000m 결승에 린샤오쥔이 빠진 가운데 중국이 4위에 그치자 중국 매체들이 코치진을 강하게 비난할 정도였다.
2014년 소치올림픽 당시 기자 회견에 나선 빅토르 안. 노컷뉴스하지만 린샤오쥔이 개인전에서도 메달이 불발되자 여론은 달라졌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대중은 냉정하다"면서 "아무리 거대한 팬덤을 보유한 슈퍼 스타라도 결정적인 순간 실력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영웅은 설 자리가 없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또 다른 매체 163도 "린샤오쥔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혼성 계주 결승에 선발되지 못한 주된 이유일 것"이라면서 "4년 뒤 33세가 되는 만큼 중국 대표팀으로 다시 올림픽에 출전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전했다.
노 메달에 그치자 중국 팬들의 반응도 냉담하게 바뀌었다. 온라인에는 "수치스러운 귀화" "중국 두 사람, 한국 한 사람, 헝가리 납세자 그 많은 돈" 등의 댓글이 달렸다. 다만 "성공과 실패로 영웅을 논하지 말라" "린샤오쥔도 최선을 다했고 고생했다" 등의 옹호 댓글도 나왔다.
8년 만의 올림픽에서 명예 회복을 노렸던 린샤오쥔. 그러나 빅토르 안처럼 화려한 부활을 이루지 못한 채 아쉽게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