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연합뉴스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의 키워드는 심석희(서울시청)였다.
심석희는 최민정(성남시청)과 함께 한국 쇼트트랙 간판이었다. 하지만 심석희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고의 충돌 의혹으로 둘의 관계는 틀어졌다. 최민정은 마음의 상처가 컸다. 심석희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건너뛴 뒤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둘은 계주에 함께 출전하지 않았다. '불편한 동거'가 이어졌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심석희-최민정 조합이 필요했다. 체격이 좋은 선수가 가벼운 선수를 밀어줘야 경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심석희는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계주 금메달의 경험이 있었다.
그렇게 최민정은 심석희의 손을 잡았다.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부터 호흡을 맞췄다.
결과는 금메달이었다. 한국은 1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4분4초014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쉽지 않은 레이스였다. 14바퀴가 남은 상황에서 2위 네덜란드가 미끄러졌다. 혼성 2000m 계주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 최민정이 노련하게 충돌을 피했다. 다만 충돌을 피하는 과정에서 속도가 살짝 줄면서 이탈리아, 캐나다와 격차가 벌어졌다.
하지만 심석희-최민정 조합이 반전을 만들었다. 4바퀴를 남겨두고 심석희가 최민정의 엉덩이를 세게 밀면서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둘이 '불편한 동거'를 끝내고 손을 잡은 이유를 보여주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2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올라섰고,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민정은 중계방송 인터뷰에서 "팀원들이 너무 잘해줘서 믿을 수 있었다"고 말했고, 심석희도 "힘든 상황이 많았는데 서로 잘 버티면서 더 똘똘 뭉쳤다. 서로 믿으면서 해왔다는 것이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지금 이 자리까지 함께 있어준 동료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