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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5천km' 외국인 유학생의 유쾌한 설 명절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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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키스탄 유학생 샤흐조드 톨리보예프 설 특집 인터뷰
녹록치 않았던 제주 적응…인심 좋은 친구 덕에 명절 함께 보내
"직접 빙떡 부치고 산적도 먹고…가족처럼 대해줘 감사"
"중앙아시아 학생들 제주 큰 관심…유학 적극 알릴 예정"

13일 오전 제주대 인근 원룸방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샤흐조드 톨리보예프. 이창준 기자13일 오전 제주대 인근 원룸방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샤흐조드 톨리보예프. 이창준 기자
"명절이면 한국인 친구가 저를 자신의 집에 초대를 해줘요. 이번 설에도 온 가족이 함께 빙떡도 부치고 산적도 해먹기로 했어요."

13일 오전 제주대학교 인근 원룸에서 만난 외국인 유학생 샤흐조드 톨리보예프(28)씨는 설 명절 계획을 묻자 환하게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낯선 나라에서 외롭게 명절을 보내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친구 가족과 함께할 설 일정을 설레는 마음으로 설명했다.

톨리보예프씨는 2022년 제주에서 약 5천km 이상 떨어진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에서 왔다. 타지키스탄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과 국경을 맞댄 내륙 국가로 제주와는 기후와 문화 모두 큰 차이가 있다.

톨리보예프씨는 친구의 권유로 제주대학교 건축공학과 석사과정 장학생으로 선발돼 제주 생활을 시작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푹 빠졌지만 같은 국적 유학생이 한 명도 없고 언어와 음식도 낯설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말이 안통하니까 사람 사귀는 게 힘들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음식이었는데 맵고 자극적이라 햄버거랑 치킨만 먹고 살았다"고 말했다.

2023년 추석 명절 제주 토박이 친구와 그 가족들, 다른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명절 음식을 만드는 샤흐조드 톨리보예프(오른쪽에서 두 번째). 샤흐조드 톨리보예프 제공2023년 추석 명절 제주 토박이 친구와 그 가족들, 다른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명절 음식을 만드는 샤흐조드 톨리보예프(오른쪽에서 두 번째). 샤흐조드 톨리보예프 제공
특히 외로움이 가장 크게 느껴질 때는 명절이었다. 한국 사람들이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음식을 해먹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고향과 가족 생각이 짙어졌다고 했다.

톨리보예프씨는 "타지키스탄에도 봄맞이 명절 나우루즈가 있다. 3월 일주일 동안 동네사람들 100여 명이 모여 음식 만들고 춤 추고 노래한다"며 "고향과 가족 생각이 많이 났다. 그럴 때마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가서 조용히 외로움을 달랬다"고 말했다.

다행히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하면서 제주와 명절 문화에 조금씩 적응해갔다.

그는 "1년 동안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지자 한국인 친구들도 생겼고 함께 식사를 하거나 공부도 하게 됐다. 한국 문화에도 점차 익숙해졌다"고 했다.

이듬해 추석을 앞두고 학교 친구가 명절에 자신 가족과 함께 보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홀로 명절을 보낼 줄 알았던 톨리보예프씨는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처음으로 한국 명절 음식을 만들고 맛 봤다. 볼링도 치고 바다에서도 놀며 잊지 못할 명절을 보냈다고 한다.

톨리보예프씨는 "제주의 전통음식을 처음으로 만들어보고 맛 봤다. 타지키스탄은 고기 요리가 많고 유명한데 제주의 산적이 맛있었다. 사실 빙떡은 아직도 맛이 이상하다. 그래도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제주 토박이 친구와 그 가족들, 다른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명절 음식을 만드는 샤흐조드 톨리보예프(왼쪽에서 첫 번째). 샤흐조드 톨리보예프 제공제주 토박이 친구와 그 가족들, 다른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명절 음식을 만드는 샤흐조드 톨리보예프(왼쪽에서 첫 번째). 샤흐조드 톨리보예프 제공
이번 설 연휴도 친구 가족과 함께 보내기로 했다. 이제는 제법 명절요리 솜씨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그는 "손이 빨라져서 이제는 빙떡도 산적도 능숙하게 할 수 있다. 친구와 친구 가족들이 저를 친가족처럼 대해주니 힘든 줄 모르고 재밌다"고 말했다.

톨리보예프씨는 석사과정을 마치는 올해 여름 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는 귀국 후 중앙아시아 학생들에게 한국 특히 제주 유학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톨리보예프씨는 "중앙아시아 학생들이 제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저도 학교도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체계적인 교육 여건, 따뜻한 인심을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제주를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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