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제공금융당국이 주가 1천원 미만인 이른바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하고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 상향 조정 일정도 앞당긴다.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 집중관리단'을 꾸려 상장폐지 진행 상황도 밀착 관리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11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위해 코스닥 시장을 생산적 금융의 엔진이자 혁신기업의 성장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게 이재명정부의 확고한 정책"이라며 "그 일환으로
혁신기업은 원활히 상장되고 부실기업은 신속·엄정하게 퇴출되는 다난다사(多産多死)의 시장 구조로 전면적인 전환을 추진 중에 있다"면서 개혁 배경을 설명했다.
먼저 금융당국은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시가총액 기준 상향 조정을 좀 더 빠르게 추진한다. 현재
코스닥 상장사는 150억원 미만일 경우 형식적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 이는 2025년 1월 발표된 상장폐지 제도 개선안에 따라 과거 40억원 수준이던 기준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과정의 중간 단계였다. 당국은 남아 있는 시총 상향 폭을 계획보다 이른 시점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을 오는 7월 200억원, 내년 1월 300억원으로 요건이 강화된다.
세부 적용기준과 시장감시도 강화한다. 일시적 주가띄우기를 통해 상장폐지를 회피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는 30거래일 연속 시가총액 기준 하회시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10거래일 및 누적 30거래일 시가총액 기준을 상회하면 상장폐지되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시총 기준을 상회하지 못하면 즉시 상장폐지된다.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도 새롭게 생긴다. 동전주는 높은 주가변동성 및 낮은 시가총액 등의 특성이 있는데다 주가 조작의 대상으로 악용되기 쉬워서다.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30거래일 평균 종가가 1달러 미만일 경우 상장폐지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나스닥시장 역시 주당 최소 매수 호가 1달러를 상장유지 요건으로 두고 있다.
오는 7월부터 동전주를 상장폐지 대상으로 하고, 액면병합을 통한 손쉬운 우회를 방지하기 위해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인 경우에도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완전자본잠식 요건도 강화한다. 현재는 사업연도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인 경우만 상장폐지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인 경우도 요건으로 확대했다. 다만 사업연도말 기준은 요건에 해당하면 즉시 상장폐지되지만, 반기 기준은 기업의 계속성 등에 대한 실질심사를 거쳐 상장폐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공시위반에 따른 상장폐지 기준도 강화했다. 기존 '최근 1년간 공시벌점 15점 누적'을 '최근 1년간 공시벌점 10점 누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중대하고 고의적 공시위반은 한 번이라도 위반하면 상장폐지 대상 범위에 포함된다.
현 시점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했을 경우 한국거래소의 시뮬레이션 결과. 금융위 제공상장폐지 심사 시 절차도 보다 효율화된다. 코스닥 실질심사시 기업에게 부여 가능한 최대 개선 기간을 1년으로 축소했다. 또 상장폐지 가처분 소송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법원 등과 협의해 나간다. 거래소에 상장폐지 집중관리단(단장, 코스닥본부 담당 부이사장)을 구성하고 이번달부터 7월까지 집중관리 기간을 운영한다. 단장은 집중관리 기간 중 정기적으로 상장폐지 진행 상황을 밀착 관리할예정이다.
이같은 개혁 방안을 반영하게 되면,
거래소의 단순 시뮬레이션 결과 올해 중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수는 약 150개사 내외(100~220여개사)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권 부위원장은 "25년 전 사무관 때 코스닥을 오래하면서 동전주라는 걸 알았는데 이제야 국제적 기준을 도입하는 측면에서 좀 늦었다"면서도 "지금이라도 이걸 해야지 투자자들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고 좋은 기업들이 제대로 평가 받지 않을까 싶다. 동맥경화에 걸렸으니까 운동도 하고 좋은 약도 먹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