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5일로 취임 8개월차를 맞은 이재명 대통령이 경제·사회 다양한 분야에 걸쳐 '패러다임 시프트(인식의 대전환)'를 시도하고 있다.
지방선거 등 정치적 일정을 고려한 조심스러운 행보가 예상됐지만, 이른바 '건강한 성장기반' 마련을 위한 강경한 목소리를 연일 내고 있다.
靑 초청 기업인 간담회서 방점 찍힌 '청년' '지방'
이재명 대통령, 기업 간담회 발언.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주요 10개 기업 경영인들을 초청해 '청년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를 열었다.
기업성장을 통한 국가 경제성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인만큼 다양한 의견이 오갔는데, 이 중 방점은 청년 일자리 마련과 지방에 대한 투자에 찍혔다.
청와대 이규연 홍보소통수석비서관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채용인원의 66%인 3만4200명을 신입사원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청년 지원과 관련한 논의는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 이 대통령이 '국가 창업시대'를 선포하는 등 강조하고 있는 스타트업 육성 방안까지 테이블에 올랐다.
기업들은 지방에도 향후 5년간 27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익을 효율성이 높은 곳에 활용하기보다, 미래세대와 균형발전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창업·지역균형 등 사회 현안에 커지는 목소리
아파트 매매가격이 부착된 서울시내 한 부동산 모습. 황진환 기자이들 기업의 이날 발표는 이 대통령의 최근 정책기조와 결을 같이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과 일본 순방을 마친 후 경제, 사회 관련한 각종 현안에 목소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지난달 하순 무렵부터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장기보유 특별공제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SNS에 연이어 올리며 사실상 부동산 투기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창업·스타트업 열풍은 일자리 대책인 동시에 청년 대책"이라며 역량 집중을 약속했고, 지난달 30일 열린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는 "오늘이 국가 창업시대, 창업을 국가가 책임지는, 고용보다는 이제는 창업으로 국가의 중심을 바꾸는 첫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지역균형발전과 관련해서도 연일 메시지를 내고 있다. 지난달 16일 여야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지방 분권, 균형 발전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가능한 협력 방안이 있다면 힘을 좀 많이 함께 모아주시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지역 주도 성장거점 육성을 위한 '5극 3특' 국가전략과 관련해 "정부는 대대적으로 지방에 집중 투자할 것이기 때문에 기업 측에서도 보조를 맞춰주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지선 앞임에도 '민심달래기' 보다는 '변화'에 무게
일각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인 만큼 민심 달래기용 정책이 우선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이 대통령의 행보는 정반대에 가깝다.
부동산 정책의 경우 수도권 유권자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지방에 확실한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 나오더라도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가 미지수인데다가, 광역자치단체 통합이 잘 성사될지 여부 또한 변수다.
청년 정책을 기업 중심의 고용 증가가 아닌, 상대적으로 성공률이 낮은 창업에 대한 지원에 무게를 둘 경우 정책 부담감 또한 커진다.
'韓 건강한 성장' 위해서는 불편 감내…'긍정 유지'가 관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관련 화두를 계속 언급하는 것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대한민국의 견고한 성장기반을 마련하려면 이 같은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존의 관점에서 볼 때는 익숙하지 않거나, 일부 구성원들이 불편할 수 있겠지만, 관련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필요한 제도 정비와 투자에 미리 나선다면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부처 등에서 자신의 임기 이후에 사업이 완성되는 내용에 대한 보고를 받았을 때도 필요성을 물은 후, 필요한 사업이라는 대답을 들으면 바로 진행시키고 반드시 완성하라고 지시한다"며 "자신의 정치적 이익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대한민국을 가장 중심에 놓고 고민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개혁안이 대통령의 임기 초반에 시행되지 않아 동력을 상실했던 과거 정부들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정권 초부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울러 최근 5000선을 넘어 이날 5371로 마감한 코스피 지수와, 50%대 중반에서 60%대 초반을 오가는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이 같은 행보를 뒷받침하는 원동력 중 하나로 평가된다.
다만 최근 급증한 SNS 정치, 할일에 비해 임기가 짧아 남은 임기를 "세고 있다"며 펼치고 있는 광폭행보로 인한 공직사회의 부담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여겨진다.
청와대 내에서는 이 대통령의 과거 공직생활 때를 고려할 때 임기 내내 현재와 같은 수준의 업무의 페이스가 유지될 것 같다며, 이 같은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