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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 지원마저 '최저가' 입찰…불통행정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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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성폭력 피해자 지원 사업 경쟁 입찰
1년마다 업체 변경…피해자 정보 관리 구멍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지원 9개월째 멈춤
"불통 행정이 낳은 피해자 지원 체계 붕괴"

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문체부와 영진위의 성폭력 피해자 지원 사업' 관련 공동 기자회견에 영화단체·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문체부와 영진위의 성폭력 피해자 지원 사업' 관련 공동 기자회견에 영화단체·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계 성폭력 피해자 지원 사업이 1년 단위 공모 방식으로 이뤄지는 탓에 현장에서 극심한 혼선을 빚는 것으로 드러나 발빠른 조치와 함께 취지에 걸맞은 개선책이 요구된다.

영화단체들과 한국성폭력상담소는 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당국에 성폭력 피해자 지원의 시장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더불어 기존에 해당 지원 사업을 해온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운영을 정상화하라고 성토했다.

이날 이들 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성폭력 피해자 지원 사업을 최저가 경쟁을 전제로 한 조달청 입찰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이 사업은 영리 노무법인에 위탁됐다. 당초 이 일을 해온 든든에 대한 지원은 9개월째 멈춰 있다.

그럼에도 기존 성폭력 피해자 19명 중 11명은 사건이 위탁 노무법인으로 이관되는 것을 거부하고 든든에 남았다. 영진위가 지원을 중단한 지난해 5월 이후에도 든든에 상담·신고를 접수한 피해자는 16명에 달한다.

다만 영진위는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이러한 문제가 불거지자 기존 피해자에 대한 일부 지원을 재개했다. 그러나 신규 피해자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끊긴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역시 영화계의 관련 간담회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 영리적 계산 안 된다"


영화계는 문체부와 영진위의 이 같은 행태를 두고 "불통 행정이 낳은 피해자 지원 체계 붕괴"라고 지적한다. 피해자 지원은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결국 영화계 특성을 고려한 피해자 지원을 지속해온 든든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진다.

여성영화인모임 김선아 이사장은 "피해자들은 자비로 심리치료를 받고, 법률 지원이 늦어지는 상황에서도 든든의 사건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든든이 업계 내 고립을 피하도록 도우면서 사건을 처리하고 피해 회복을 할 수 있는 지지대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백재호 이사장도 "교육, 상담을 포함한 예방 체계는 신뢰와 경험이 누적될 때만 작동한다"면서 "든든은 지속적인 위탁 구조 속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돼왔고, 성과도 충분했으며 현장의 신뢰도 확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폭력 사건 정보는 비밀 유지가 중요한 민감 정보임에도, 연간 단위로 업체를 바꿔가며 피해자 정보가 옮겨다니도록 한 데 대한 비판 목소리가 크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최란 부소장은 "성폭력 피해자 지원은 영리적 계산으로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민관이 협력해 쌓아 올린 성평등 확산의 성과를 무로 돌리지 않기를 다시 한번 엄중히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민변 여성위원회 전다운 위원장 역시 "성폭력 피해 지원 사업은 고도의 전문성과 지속성, 그리고 피해자와의 신뢰 형성이 핵심"이라며 "이를 입찰경쟁을 통한 경쟁과 효율 중심의 시장 논리에 맡기겠다는 것은 결국 국가가 마땅히 짊어져야 할 책임의 회피"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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