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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무비 해외 '러브콜' 줄잇는데…정부 '늑장'에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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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우리네 문화를 전 세계적인 황금기로 이끈 마중물 'K무비'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옵니다. 위기에 빠진 한국영화의 어제와 오늘을 살피고, 보다 나은 내일을 열 해법을 모색합니다.

[벼랑 끝 K무비⑤]

영화 '좀비딸' 촬영 현장 스틸컷. 지난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좀비딸'은 그간 K무비가 축적해온 특수분장의 높은 수준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NEW 제공영화 '좀비딸' 촬영 현장 스틸컷. 지난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좀비딸'은 그간 K무비가 축적해온 특수분장의 높은 수준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NEW 제공
▶ 글 싣는 순서
① 박살난 '천만영화' 시대…숨통 움켜쥔 괴물들
② 영화로 뜬 톱배우들, 영화를 떠나다
③ '슬램덩크'가 내리꽂은 뜨거운 감자 '홀드백'
④ '포스트 봉준호'를 찾아서…현실은 '아비지옥'
⑤ K무비 해외 '러브콜' 줄잇는데…정부 '늑장'에 발 동동
(계속)

국제공동제작. 서로 다른 나라나 문화권이 영화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서로 협력하는 일을 일컫는다. 영화 정보 '국가'란에 여러 나라 이름이 있으면 그 작품은 국제공동제작에 따른 결실이다.

영화 강국이라 자부해온 한국이 글로벌 진출 창구로 부상한 국제공동제작 레이스에서 한참 뒤쳐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K무비와 함께하고 싶다"는 전 세계 국가 러브콜에 화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정책 지원 고리가 끊긴 탓이다.

제작사 레드피터 이동하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국제공동제작 관련) 지원금 제도가 이제 막 다시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현재 프랑스 일본 룩셈부르크와 손잡고 영화 '다음 소희' 등으로 유명한 정주리 감독 작품을 국제공동제작 중이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해 아시아 전역에서 국제공동제작과 관련한 각국 정부 지원책이 생겼고, 그 파트너로 한국을 많이 찾았다"며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매칭되는 지원 제도가 없어서 여러 제작자·감독이 힘들어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지난 2018년에서 2021년 사이 국제공동제작 지원 사업이 대부분 폐지됐다. '1년 이내 제작 완료' '제작 완료 후 1년 이내 극장 개봉' 등 현실과 맞지 않는 지원 조건 탓에 수요·실적이 부진했던 까닭이다.

이 대표는 "만약 대만에서 국제공동제작으로 1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서면 한국에서도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등을 통해 1억원을 매칭하고 빌드업 단계를 밟아 나가야 한다"며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기획 단계부터 (정책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창구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촬영 현장 스틸컷. 거장 박찬욱 감독은 이 작품에서도 독보적인 미장센을 선보임으로써, 영상 미학으로서 영화가 지닌 가치를 새삼 엿볼 수 있도록 도왔다. CJ ENM 제공영화 '어쩔수가없다' 촬영 현장 스틸컷. 거장 박찬욱 감독은 이 작품에서도 독보적인 미장센을 선보여 영상 미학으로서 영화가 지닌 가치를 새삼 엿볼 수 있도록 도왔다. CJ ENM 제공

'젊은 시장' 동남아, K무비에 손을 내밀다


아시아 여러 나라는 일찌감치 다양한 국제공동제작 관련 지원책을 내놨다. 이제 막 관련 지원 사업을 되살리기 시작한 우리나라와는 180도 달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자국 영화 산업 침체 흐름을 반전시키려는, 끝내 서로 연결돼야만 살아 남는다는 시대정신에 바탕을 둔 특단의 돌파구였다. 그 대표적인 곳이 '동남아 공동제작 허브'로 도약 중인 신흥강국 베트남이다.

영진위에서 낸 리포트 '베트남 국제공동제작 국가별 현황과 특징'에 따르면, 동남아시아는 국제공동제작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젊은 인구 구조와 영화산업 성장, 다양한 로케이션과 문화적 자원 덕이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해외 자본·제작사와의 협력 수요가 본격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대규모 육성책을 통해 최근 10여 년간 급성장한 자국 영화 시장을 등에 업고 발빠르게 움직인 결과물이다.

영화산업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이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국제공동제작 파트너로 한국영화계를 선호하는 것으로 익히 알려졌다.

제작사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지금 한국영화가 크게 위축돼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는 여전히 영화강국"이라며 "각국에서 높은 인기를 끄는 한국 스타 배우들에게 큰 관심을 기울일 뿐 아니라, 전문인력·기술 등 영화적 역량 측면에서 무엇보다 도움받을 게 많다고 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심 대표는 "명필름 역시 아시아 국가와 국제공동제작 영화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다"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상대적으로 젋은 인구가 많은, 영화산업이 성장하는 신흥국과 국제공동제작을 시도하는 경우가 주변에 많다"고 설명했다.

영화 '파묘' 촬영 현장 스틸컷. 우리나라에서만 1천만 관객을 넘긴 '파묘'는 지난 2024년 인도네시아 개봉 당시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230만 관객을 돌파, K오컬트물의 글로벌 지평을 넓혔다. 쇼박스 제공영화 '파묘' 촬영 현장 스틸컷. 우리나라에서만 1천만 관객을 넘긴 '파묘'는 지난 2024년 인도네시아 개봉 당시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230만 관객을 돌파, K오컬트물의 글로벌 지평을 넓혔다. 쇼박스 제공

韓영화 위기 정점…"글로벌 확장 돌파구"


한국영화 산업 침체기는 올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양적 성장을 이끌어온 상업영화 제작 자체가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 탓이다.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최낙용 회장은 "통상 연초에 주요 배급사들이 많게는 10편씩, 적게는 5, 6편씩 연간 배급계획을 내놓는데 올해는 2, 3편씩 밖에 없다고 봐야 한다"며 "올해 나올 영화가 없다는 것은 결국 지난해와 지지난해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으로 투자-제작-배급-상영의 선순환 구조가 무너졌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영화 내수산업 선순환 구조를 되살리는 길은 하루이틀 만에 이뤄질 수 없는 지난한 여정이다. 여기에 정책 지원을 비롯한 여러 마중물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 과정에서 한국영화 산업의 글로벌 확장 지원책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는 "한국영화 내수시장 규모가 한때 전 세계적으로 손꼽혀서 산업적 효과를 가졌던 것도 맞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한 플랫폼 변화 압력에 처한 것도 맞다"며 "이 둘을 종합하면 K팝이 해낸 것처럼 수익의 원천을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 유일한 돌파구"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그 돌파구는 기존 거장이 아니라 '포스트 봉준호'에게서 찾아야 한다"며 "젊은 영화인들이 그 길을 개척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제공동제작 분야 역시 이러한 돌파구의 하나로 손꼽을 수 있다. 다만 이 분야를 효과적으로 적극 활용하려면 무엇보다 특단의 정부 지원책이 선결돼야 한다는 비판이 인다.
 
이동하 대표는 "국제공동제작에 대한 공감대는 영화인들 사이에서 진작부터 확산돼왔고, 한국영화계를 선호하는 국가들이 굉장히 많은 덕에 협업의 여지 역시 여전히 많다"면서도 "다만 이를 자비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고, 민간 투자 유치 역시 쉽지 않은 만큼 영진위 등 정책당국에서 관련 지원 방안을 하루빨리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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