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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실험' 발자취…"무모했다, 그럼에도 기특하다"[파고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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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명물 복합문화시설 '명필름아트센터' 폐관에 부쳐

지난해 9월 28일 경기 파주 명필름아트센터에서 명필름 창립 30주년 기념 행사로 '접속' 상영회가 열리고 있다. 명필름 제공지난해 9월 28일 경기 파주 명필름아트센터에서 명필름 창립 30주년 기념 행사로 '접속' 상영회가 열리고 있다. 명필름 제공
국내 최고 상영 설비를 갖춘 영화관으로 손꼽혀온 경기 파주 명필름아트센터가 11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곳을 운영해온 영화제작사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2일 "무모했다. 그럼에도 기특하다"는 말로 양가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대중교통도 편하지 않은,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곳에서 최고 시설 영화관을 운영하려고 애쓴 점은 너무 무모했죠. 그럼에도 영화인 입장에서 그 작품 의도를 최적의 상태로 보여 줄 수 있었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스스로 기특하기도 해요."

앞서 전날 명필름아트센터는 마지막 상영회를 갖고 폐관했다. 지난 2015년 문을 연 지 11년 만이었다. 187석 규모에 4K 영사 시스템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설비 등을 갖춘 이곳은 지역 명물로 회자돼왔다. 그러나 운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 매각됐다.

심 대표는 "'11년이 짧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분이 농담조로 건넨 '작은 카페도 10년 이상 한다'는 말을 듣고는 '그렇구나. 너무 짧다'는 생각도 들더라"며 웃었다.

유명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명필름아트센터. 명필름 제공유명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명필름아트센터. 명필름 제공

작은 영화관 지원책, 다양성·형평성 확대 외면


우리나라에서 복합문화시설 격인 작은 영화관이 설자리는 없다. 대기업 멀티플렉스 중심으로 극장 산업이 편중된 까닭이다.

유럽 영화 강국들은 작은 영화관이 각 지역에 뿌리내리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간 일관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국내 관련 지원책과는 결이 다르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지난해 10월 펴낸 '독일의 지역 영화관 및 아트하우스 지원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내 영화관 사업자들은 일정한 신청 요건만 충족될 경우 연방·주 정부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각 지역 영화관들이 관련 프로젝트 비용의 상당 부분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지역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다양한 영화관을 유지하고, 각 극장의 정체성이 반영된 프로그램 편성을 가능케 하고 있다.

그렇게 정책적으로 작품의 다양성과 지역간 형평성을 확대해 나가는 셈이다.

명필름이 선보여온 작품들. 명필름 제공명필름이 선보여온 작품들. 명필름 제공

"영화관 존재 의미 점차 희미해지더라도…"


한 달여 전, 명필름아트센터 운영 종료 소식이 전해진 뒤 아쉬움을 나타내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파주 명물이 없어진다니 안타깝다' '내 청춘의 한 페이지가 사라진다' 등등.

이에 심 대표는 "이 공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담은 반응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좋은 독립예술영화를 선보였을 때 그걸 알아 주는 관객과의 교감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물론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엘비스' 등 최고 설비로 생생한 영화적 체험을 공유했을 때 느낀 짜릿함 역시 잊을 수 없죠."

그가 지금 한국영화 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 일찌감치 독립예술영화를 꼽아온 데도 명필름아트센터 운영이 큰 몫을 했다.  

"그동안 명필름아트센터 프로그램을 짜면서 (독립예술영화) 작품들을 많이, 계속 지켜봐 왔으니까요. 거기서 한국영화의 희망을 자연스레 보게 된 것 같습니다."

심 대표는 "영화관의 존재, 영화관의 의미와 가치 같은 것들이 점점 희미해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그는 "그렇다고 해서 명필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와이키키 브라더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남다른 작품으로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이끌어온 명필름이다.

"지난 11년 동안 영화 제작과 더불어 영화관까지 운영해 봤던 겁니다. 이젠 영화 제작에 매진해야겠죠. 명필름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계속, 더 열심히 영화를 만들어 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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