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단체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KBS 박장범 사장 방송법 위반 및 내란 선전 의혹 재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민수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박장범 KBS 사장의 방송법 위반 및 내란 선전 의혹에 대해 경찰의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언론노조는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과 KBS가 연루된 '12·3 계엄 발표 KBS 생방송' 의혹을 원점에서 다시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국언론노동조합 주최로 열렸으며, 한국PD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등이 연대 단위로 참여했다.
언론노조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 최재혁 홍보기획비서관이 당시 박장범 KBS 사장 내정자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후 박 사장이 최재현 당시 보도국장에게 연락해 계엄 관련 특보 준비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공영방송 KBS 사장이 내란 선전·선동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참담하다"며 "단순한 기술적 통화가 아니라, 계엄 방송을 사전에 준비하는 과정의 일부였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떳떳하다면 박장범 사장은 내란 당일 통화 기록과 내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박장범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윤창원 기자
이희영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장은 법률적 쟁점을 짚으며 "방송법 제4조 2항은 누구든지 방송 편성에 부당하게 간섭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대통령실 비서관이 방송 편성에 개입하고, 박장범 사장이 이를 전달했다면 명백한 방송법 위반이자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더 나아가 위헌·위법한 계엄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방송 준비로 이어지게 했다면 내란 선전·선동에 가담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며 "새로운 정황이 드러난 만큼 박 사장을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재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에게 '22시 KBS 생방송'을 언급한 점을 핵심 쟁점으로 제시했다.
노조 측은 "KBS 내부로부터 편성 확정을 보고받지 않고서는 대통령이 해당 방송을 특정해 언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실, KBS 간 연결고리를 경찰이 전혀 규명하지 않은 채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박상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서는 구체적 수사 내용 없이 무혐의 결론만 담고 있었다"며 "최재혁–박장범–최재현으로 이어지는 통화 사실을 확인하고도 핵심인 대통령실 개입 여부는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윤기 한국PD연합회장 겸 KBSPD협회장도 "KBS가 내란 선전·선동에 동원됐다는 의혹은 구성원들의 사기와 공영방송에 대한 신뢰를 근본부터 흔드는 문제"라며 "경찰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혀야 KBS 구성원들의 명예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이 계엄을 사전에 인지하고 움직였다는 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그렇기에 더욱 철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단체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KBS 박장범 사장 방송법 위반 및 내란 선전 의혹 재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민수 기자언론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공영방송을 내란의 방송으로 전락시킬 수 있었던 중대한 사안"이라며 "재수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은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22일, 12·3 비상계엄 당시 박장범 사장 내정자가 대통령실의 지시를 받아 보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상파 방송사 중 유일하게 윤석열 전 대통령의 긴급 담화를 즉각 방송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통령실과의 사전 소통이 있었으며, 박 내정자가 그 가교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다.
KBS본부는 계엄 선포 당일 밤 8시경, 이미 퇴근했던 최재현 보도국장이 회사로 복귀해 계엄 방송을 지시한 정황을 핵심 근거로 내세웠다. KBS본부 측은 "사건의 본질은 누가 어떤 지시를 내렸기에 보도국장이 급거 복귀했느냐는 점"이라며, "최재현 당시 국장에게 전화를 건 주인공이 바로 박장범 현 사장"이라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박 사장은 지난 28일 KBS이사회에 출석해 계엄 당일 최재혁 비서관 및 최재현 보도국장과의 통화 여부를 묻는 이사들의 질의를 받았다. 그러나 박 사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직접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모두 무혐의 종결 처분된 것으로 안다"는 답변만을 되풀이하며 구체적인 해명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