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변호사 사무소 홈페이지와 무분별한 SNS 법률 상담 광고가 범람하면서 여러 피해를 낳고 있다.
2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몇몇 홈페이지들이 실제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변호사들의 사진, 이력 등을 도용해 법적인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을 노리고 있다.
"AI 돌린 그럴듯한 사진 올리고, SNS로 무분별한 가짜광고 뿌리고"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사칭하는 SNS 계정과 '가짜 변호사 사무소' SNS 계정. 틱톡 캡처
류원용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털어놨다.
류 변호사는 "실존하는 변호사들 얼굴 사진을 AI로 수정해서 올리는 홈페이지도 있고, 완전 가상의 가짜 변호사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개란을 보면 사법시험도 통과하고 로스쿨도 졸업했다는 비현실적인 소개인데도 일반인분들은 이상하다고 생각 못하시니까 연락을 하고 피해를 입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 변호사는 "변호사법 제 112조에 따라 처벌규정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해당 법률 3호을 보면 "변호사가 아니면서 변호사나 법률사무소를 표시 또는 기재하거나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법률 상담이나 그 밖의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뜻을 표시 또는 기재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류 변호사는 그러면서 "가짜변호사들이 SNS를 통해 광고하는 것도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실제 변호사들도 SNS를 통한 광고를 하고, 가짜 변호사들도 SNS를 통해 광고를 하다보니 다 섞여서 뒤죽박죽이다"라면서 "이렇게 관리가 안되는건 유명 SNS 광고의 경우 해외에 있는 본사 규정을 따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변호사 광고를 노출시키려면 적어도 변호사 자격증 정도는 인증하도록 하는게 올바른 절차"라며 "쉽지 않겠지만 글로벌 플랫폼이라도 한국에서 광고를 올릴 때는 한국의 법이나 규제를 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률 공단 사칭 SNS광고, 기자가 직접 상담해보니…
틱톡·라인 캡처기자가 직접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마크를 달고 있는 가짜 SNS 계정을 통해 법률 상담을 요청해 봤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의 공식 계정인지, 온라인으로도 상담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상대방은 곧바로 "어떤 법적 문제를 문의하는지" 되물었다.
기자가 "주식채팅방에서 800만원을 사기당했다"고 설명하자, 상대방은 "인터넷 국제사기로 보인다"며 "이미 많은 피해자들이 있고, 조사 결과 모두 해외 사기꾼들이 한 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를 연결해 드리겠다"던 상대방은 다른 메신저인 '라인' 아이디를 건네며 "해당 아이디로 연락하면 바로 상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확인한 결과, 김○○은 실제로 협회에 소속된 실제 변호사였다.
기자가 건네받은 아이디로 연락하자, 가짜 김○○ 변호사는 얼굴 사진과 변호사 신분증 사진, 법률상담위원 위촉장 등을 보내며 '본인 인증'을 하고, 사건 설명을 요구했다.
가짜 김○○ 변호사가 보내준 얼굴 사진과 신분증 사진은 실제 김○○ 변호사가 일상을 공유하는 개인 SNS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기자가 사건 설명을 하지 않고 마지막으로 "상담은 무료인지" 묻자, 가짜 김○○ 변호사는 "대한변호사구조단, 정부가 무료로 피해자를 돕는 권한을 위임한 것. 수수료는 안 받습니다"라고 답하며 본인이 어떤 단체에 속해서 변호사 일을 하는지 파악하지도 못한 모습을 보였다.
'가짜 대한법률구조공단', '가짜 김○○ 변호사'는 모두 채팅 중에 "김 변호사는 당신이 피해자라는 것을 알게될 것입니다", "안건에 관한 자료를 제공해 주십시오" 등의 어색한 번역체를 사용해 위화감을 주기도 했다.
사칭 당한 김○○ 변호사는 지난해 SNS에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재직하지 않으며, 라인도 하지 않는다"고 올리며 "변호사를 사칭하는 인터넷 사기단이 유행이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대책 없는 가짜 법률사무소 홈페이지, 피해 예방법은?
대한변호사협회는 '가짜 법률사무소'에 의한 피해자 방지를 위해 별도의 안내를 하고 있다.
협회는 공식 홈페이지에 "협회에 등록하지 않은 사칭 법률사무소를 각별히 주의하라"며 "법률사무소 및 변호사 진위 여부는 홈페이지 내 '변호사 검색' 또는 '나의 변호사' 기능으로 반드시 확인하라"고 명시했다.
이어 '협회에 등록하지 않은 법률사무소' 명단을 공개하며 '가짜 법률사무소 홈페이지"를 피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협회가 명시한 '가짜 법률사무소 홈페이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상한 부분을 금방 알아챌 수 있다.
A 홈페이지의 경우 대표 이미지는 'A 법률사무소'로 소개하고 있지만 회사 소개란을 보면 타 법률사무소의 상호로 소개하고 있고, 회사 주소가 뜬금없이 일본의 '후쿠오카'로 표기돼 있다.
B 법률사무소 홈페이지·C 법률사무소 홈페이지 캡처
B 홈페이지와 C 홈페이지의 경우, 다른 법률사무소로 보이지만 홈페이지가 완벽하게 같은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다.
각각 회사 소개란을 보면 한 토시도 다르지 않게 소개 글이 작성돼 있고, 추가로 연락처까지 같은 번호로 표기된 것을 알 수 있다.
소속됐다는 변호사들도 대부분 동일인물들로 채워져있는데, 대한변호사협회 홈페이지에서 '변호사 검색' 기능으로 검색해보면 B 법률사무소, C 법률사무소도 아닌 합법적으로 운용하는 타 법률사무소 소속인걸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