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평화상 받는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제프 블라터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올여름 개최되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블라터 전 회장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스위스 법학자 마르크 피트의 발언을 인용하며 "팬들에게 줄 조언은 하나뿐이다. 미국에 가지 마라"고 전했다. 앞서 피트는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의 까다로운 입국 심사와 현장 관람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월드컵 방문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블라터는 피트의 문제 제기가 정당하다며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1998년부터 FIFA를 이끌던 블라터는 2016년 부패 스캔들로 물러난 인물이다. 특히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인 잔니 인판티노 현 회장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이번 발언 역시 현 FIFA 지도부와 미국 정부를 향한 견제구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보이콧 논의는 당초 미국의 입국 규제와 고가의 입장권에 불만을 품은 팬들 사이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 그린란드 영유권을 둘러싼 외교적 갈등이 깊어지면서 유럽 정계와 축구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독일에서는 오케 괴틀리히 독일축구협회 부회장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괴틀리히는 FIFA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체 평화상을 수여한 것을 언급하며 "인판티노와 트럼프가 축구를 정치적 선전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미 유럽 20개국 축구협회장들이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했으며, 네덜란드에서는 10만 명 이상이 참여한 보이콧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반면 지나친 정치화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독일축구협회장은 보이콧 주장에 대해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독일 국가대표팀의 주장 요주아 키미히 또한 선수들이 가치를 대변할 수는 있으나 계속해서 정치적 발언을 이어가는 것은 임무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