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윤창원 기자이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 최측근 인사가 20대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과 잘못되면 모든 게 다 끝난다"고 강조하는 등 당시 유력 대권 주자이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쌓기 위한 밑작업에 나섰던 정황이 확인됐다.
당시 신천지 내부에선 이재명 대통령을 '사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구원자'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는데, 결국 신천지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노선을 굳히며 '정교유착'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1일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20대 대선을 앞둔 2021~2022년쯤 신천지 총회 총무이자 '2인자' 고모씨는 "선생님(이만희 교주)이 뭐라고 하셨냐면 '잘못된 사람이 들어왔을 경우, 윤석열하고 잘못돼버리면 모든 게 다 끝난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 아냐'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고씨는 다른 통화에서도 "'이 사람이 윤석열이랑 친한지 안 친한지도 작업해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거 필요합니다. 선생님 상당히 필요합니다'라고 저는 말씀을 드릴 거다"라고 했다.
아울러 고씨는 "선생님(이만희 교주)께선 '11월까지 재판이 끝날 때까지는 양당에서 자기들 스스로 당 경선을 알아서 해야 되는 것이고, 대선 때 우리가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야 된다'고 하셨다"고도 말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20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신천지가 유력 대권 주자인 윤 전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며 그와 발을 맞추려 했던 정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시 신천지 내부에선 두 유력 대권 주자를 향한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었다. 이 대통령은 '사탄, 악마'로, 윤 전 대통령은 '구원자'로 여겨졌다고 한다.
상반된 시각이 형성된 계기는 '코로나19 집단 감염'이었다. 2020년 2월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 이후, 신천지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을 악마화했다. 이 대통령이 신천지 교회 봉쇄 및 집회 금지에 나서고, 직접 이 교주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는 등 신천지에 대한 강경 대응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두 차례 막은 윤 전 대통령은 신천지의 '구원자'로 떠올랐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2월 관훈토론회에서 "당시 신천지를 압수수색 하라는 법무부 장관의 공개지시가 내려왔다. 제가 압수수색이 불가하다고 했다"며 "압수수색은 방역과 역학조사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신천지 탈퇴 신도는 "코로나19 시기는 신천지가 실질적인 위협을 처음 느끼게 된 시점"이라며 "그때부터 신천지는 압수수색을 막은 윤석열을 자신들을 보호해줄 대상으로 여겼고, 20대 대선 때부터 당원 가입과 조직적인 투표로 지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신천지가 종교시설 인허가 등 교단 차원의 여러 현안을 청탁하기 위한 '정교유착'의 대상으로 윤 전 대통령을 점찍은 뒤, 신도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시켜 윤 전 대통령을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신천지 탈퇴 간부들을 잇달아 소환하면서 20대 대선 전후 조직적인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비롯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교단 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졌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