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교주 이만희(왼쪽)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신천지 탈퇴 간부들을 소환하며 본격 수사에 나선다. 이들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측근이었던 인물과 대척점에 섰던 이들이다.
특히 이들은 이 총회장 측근의 횡령 문제부터 신천지 신도들에게서 돈을 걷어 정치권 로비에 썼다는 의혹을 폭로하기도 했다. 합수본은 이들을 조사해 신천지가 실제로 정치권에 로비를 했는지 확인할 전망이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합수본은 이날 신천지의 한 지파장이었던 A씨와 강사로 활동한 B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2020년 12월 25일 신천지 총회 총무였던 고모씨의 금전비리 사건 의혹 보고서를 작성한 인물이다. 고씨는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총회 총무를 맡았으며 이 총회장의 최측근이자 신천지의 2인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씨는 신천지 각 지파로부터 수백억원대 돈을 거둬들인 의혹을 받는다. 고씨는 '이 총회장에게 줄 공진단과 산삼을 구입해야 한다'며 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이 총회장과 신천지가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되자 고씨는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후원비를 마련해야 한다'는 등의 명목으로 현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비롯한 신천지 탈퇴 신도들은 고씨를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씨는 12지파장들을 모아 놓고 '이 총회장에 대한 재판이 있을 거 같은데 그것을 대처하기 위한 비용이 필요하다. 판검사 로비도 해야 되고 정치인 로비도 해야 된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이끌게 된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 연합뉴스수사에 나선 경기남부경찰청은 A씨와 B씨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고씨에 대해서도 지난해 7~8월쯤 두 차례에 걸쳐 조사했다. 해당 사건은 합수본으로 이첩될 가능성도 있다.
고씨의 횡령 의혹 보고서는 이 총회장에게도 보고됐다. 그러나 고씨는 한 차례 제명됐다가 다시 총무직을 맡아 2024년까지 활동했다. 이 총회장이 고씨의 횡령 의혹을 눈감아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반면 A씨 등은 폭로 이후 신천지에서 제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신천지와 국민의힘 간 정교유착 의혹을 밝힐 '키맨'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신천지는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2022년 정치인 섭외 등 대외 협력 업무를 맡는 외교정책부를 신설했는데, 고씨가 외교정책부장을 겸직했다.
이 시기 신천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신도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시켰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러한 작업을 고씨가 주도했다는 의혹도 신천지 안팎에서 제기된 상태다.
합수본은 A씨 등을 조사해 고씨의 횡령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한편, 그가 신도들에게서 걷은 돈의 행방을 추적해 실제 정치권 로비에 쓴 게 맞는지 확인할 전망이다. 합수본은 조만간 A씨와 B씨 외에 다른 신천지 탈퇴 신도들에 대한 조사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