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이하 추계위)가 2040년 의사 부족 규모가 최대 1만1136명에 이를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의과대학 증원 논의의 공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로 넘어갔다.
보정심은 추계위 결과를 토대로 이달 중 집중 논의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의료계는 추계위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쟁점들을 보정심 논의 과정에서 적극 제기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의대 정원 규모를 둘러싼 격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복지부, 이달 보정심에서 '의대 정원' 집중 논의
4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보정심은 이달 중 추계위로부터 의사 인력 수급추계 결과를 공식 보고받고,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 규모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추계위는 지난달 30일 제12차 회의를 열고 기초모형 기준으로 2035년에는 의사 인력이 1535명에서 최대 4923명, 2040년에는 5704명에서 최대 1만 1136명까지 부족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복지부는 이달 보정심 회의를 수차례 열어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당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는 이달 안에 의대 정원 규모를 확정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논의 결과에 따라 결정 시기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종 의대 정원 결정 시기는 논의 결과에 달려 있어 미리 특정하기 어렵다"며 "입시 절차를 고려해 신속히 진행하자는 취지에서 1월 중 집중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계위에 이어 보정심에서도 의대 정원 규모를 둘러싼 논의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보정심은 정은경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관계 부처 위원과 수요자·공급자 대표, 전문가 등 민간위원을 포함해 25명 이내로 구성된다.
의료계 "추계위서 충분히 반영 안돼"…보정심 격론 예고
연합뉴스의료계는 추계위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의사 업무시간과 업무량,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성 변화 등을 보정심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는 이달 중순 자체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추계위 결과와의 교차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의협 관계자는 "추계위에서는 의사가 실제로 근무하는 시간과 업무량 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 같은 요소들이 반영됐다면 오히려 감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이번 추계 결과에 대한 의협 지도부의 대응을 두고 리더십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어, 의협이 보정심 논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의료계를 자극하기보다 최대한 의견을 수렴하며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보정심 논의 과정 역시 추계위와 마찬가지로 회의록을 공개할 계획이다.
정은경 장관은 지난달 29일 보정심 첫 회의에서 "지난 의대 증원 추진 과정에서 절차의 정합성과 실질적인 논의가 부족했다는 뼈아픈 지적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향후 위원회 운영에 있어 최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보정심 의대 정원 규모 결정되면 교육부, 전국 의대에 배분
보정심에서 의대 정원 규모가 결정되면 교육부는 이를 전국 40개 의과대학에 배분한다. 이후 각 대학은 학칙을 개정해 의대 정원을 조정해야 한다.
현재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5058명이지만, 실제 모집인원은 3058명이다. 향후 정원이 조정될 경우 이를 반영하기 위한 학칙 개정 절차가 불가피하다.
고등교육법 시행령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의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에 따르면, 정원 조정이 있을 경우 각 대학은 학칙 개정을 마친 뒤 4월 말까지 대교협에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 사항을 제출해야 한다.
이후 대교협이 대학입학전형위원회를 열어 5월 말까지 변경된 모집인원을 심의·조정하고 결과를 통보하면, 2027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 절차는 마무리된다.
앞서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4년에는 2월 6일 당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보정심 심의를 거쳐 2천명 증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