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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건희 이슈도 삼킨 김병기, '공정과 청년'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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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특혜·갑질 폭로
공천헌금 입막음-차남 취업 관련 의혹도 나와
사태 장기화되면 헌정질서 회복 분위기에 찬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박종민 기자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박종민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가족을 둘러싼 특혜·갑질 의혹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온다. 전직 보좌진과 폭로전을 치르는 와중에 제기된 의혹들이라 해도 사안이 매우 구체적이고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단순히 사과나 유감표명 만으로 넘길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천헌금 관련 문제나 차남의 취업과 관련한 의혹은 사안의 성격상 공정과 청년 문제를 건드는 중대한 사안에 해당한다.
 
29일엔 공천헌금을 둘러싼 의혹이 새롭게 등장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선우 의원이 부하 직원의 금품수수와 관련해 공관위 간사였던 김병기 원내대표를 만나 대응책을 논의했는데, 이 대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1억원을 준 인물은 서울 강서구에서 시의원 출마를 준비하던 김경 현 시의원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윤창원 기자
강 의원은 울먹이며 "어떻게 하면 되겠냐, 살려달라"고 읍소했고, 김 원내대표는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일단 돈부터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민주당이 다음날 김 의원을 서울시의원 후보로 단수공천했다는데 있다. 1억원 반환 여부와 무관하게, 돈으로 공천을 사려했던 인물에게 공천장을 준 것 자체가 정의에 반하기 때문이다. 단수공천 배경이 입막음용 아니냐는 의심이 들만한 대목이다.
 
김 원내대표에 제기된 의혹 중 상당수는 가족과 연관돼 있다. 게다가 가족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보좌진의 도움과 상임위의 권한을 동원한 것이 사실이라면 공적인 권한을 사유화한 것으로 매우 부적절하다.
 
김 원내대표의 차남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 취업한 과정과 관련한 의혹이 대표적이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빗썸 관계자와 회동 후 경쟁업체를 비판하는 질의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보좌진에게 했다고 하고, 이후 업체는 김 원내대표 차남에게 유리한 채용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당시 정무위 소속이라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층의 사기와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차남의 국내 대학 편입에 보좌진이 사적으로 동원됐고 예비군 훈련 연기 신청에도 보좌진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김 원내대표의 부인은 동작구의회 부의장의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김 원내대표 가족의 공항 의전과 호텔 숙박권 제공, 지역구 병원 진료특혜 등의 요구에도 보좌진이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잇따르는 의혹에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던 김 원내대표는 30일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청와대와 정청래 민주당 대표 모두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고, 김병기 원내대표도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중이라 한다.
 
혹여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 채 대국민사과로 사태를 수습하려 든다면 상황을 오판하는 것이다. 내란심판과 헌정질서 회복에 힘을 쏟아야할 시점에 여당 지도부가 권력형 특혜와 갑질 의혹에 휩싸인 것 자체가 여권에는 큰 부담이다. 김건희씨가 대통령 권력을 등에 업고 국가시스템을 무너뜨렸다고 발표한 민중기 특검의 29일 수사결과가 김 원내대표 관련 파문에 상당부분 묻혔다는 점도 안타까운 대목이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지난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란세력 척결없이 대한민국 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100일은 현장에서 답을 찾는 시간이었다"고도 했다. 김 원내대표가 그간 내란청산과 국정회복을 위해 기울인 노력은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
 
그러나 지금은 여러 특혜 의혹에 대해 국민 뿐 아니라 지지층 내부에서도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자칫하면 내란세력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거나 내년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김 원내대표는 스스로 강조했던 것처럼 현장에서 답을 찾는 심정으로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진상을 소상히 밝히는 것은 물론 진퇴에도 머뭇거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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