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조명 아래 관광객들로 붐비는 경주 동궁과월지. 경주시 제공 천년고도 경북 경주의 관광 지도가 큰 폭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통 문화유산 중심이던 기존의 관광 흐름에 MZ세대가 선호하는 거리·테마형 콘텐츠가 더해지며 전통과 트렌드가 공존하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경주시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간 경주를 방문한 내·외국인 관광객 4011명을 대상으로 '제5회 경주시 관광실태조사'를 실시하고 18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관광객의 여행 형태와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관광객 유치 확대와 앞으로의 관광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이뤄졌다. 조사 대상 2011명 중 내국인은 3009명, 외국인은 1002명이다.
실태조사 결과 불국사와 동궁과월지는 각각 59.6%의 방문율을 기록하며 경주를 대표하는 관광지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경주 황리단길을 찾은 관광객들로 거리가 북적이고 있다. 경주시 제공이어 황리단길(52.8%)과 대릉원(50.0%) 방문율이 종전에 비해 큰 폭으로 뛰어오르며 관광 지형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10대 관광객은 83.3%가 경주월드를 방문한 것으로 조사돼, 연령대별 관광지 선호가 분명히 달라지는 사실이 확인됐다.
코로나19 이후 재개된 외국인 관광객 조사 결과도 긍정적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전반적인 경주 여행 만족도는 높게 나타나며, 응답자의 68.7%가 향후 1년 이내 재방문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관광객의 재방문 의향이 96.0%, 일본 관광객이 93.3%로 매우 높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경주를 찾는 가장 큰 이유로는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해서'라는 응답이 73.5%로 가장 많았다.
여행 형태에서는 단체 패키지보다 개별 여행이 주를 이뤘다. 응답자의 77.8%가 개별 여행을 선택했으며, 평균 동반 인원은 6.4명, 평균 여행 기간은 1.8일로 조사됐다. 숙박시설은 호텔 이용률이 32.0%로 가장 높았고, 펜션과 콘도·리조트 이용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경주월드 타임라이더.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여행 정보 습득 경로 역시 과거 포털사이트 중심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SNS(31.7%)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디지털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 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89.5%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관광객들은 경주의 가장 큰 매력으로 '독특한 문화유산'(66.6%)과 '아름다운 자연경관'(56.1%)을 꼽았다.
다만 주차시설과 교통 혼잡(29.6%),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25.9%)는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지적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MZ세대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경주를 세계적인 지속 가능 관광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