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의 수화물 찾는 곳이 큰 혼잡을 빚고 있다. 강민정 기자동남권 관문공항인 김해국제공항의 국제선 이용객 수가 연간 1천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공항 이용객이 체감하는 인프라와 서비스 수준은 여전히 거점공항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 규모와 위상에 비해 수하물 처리, 주차, 보안검색, 접근 교통 등 기본 인프라 전반이 뒤처지면서 '제2 관문공항'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국제선 이용객은 '급증'…인프라는 제자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곽규택 의원(국민의힘·부산 서구동구)이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 수는 945만 명으로 인천공항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많았다.
김포·제주·청주·대구공항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하지만 이용객 증가 속도를 공항 인프라 확충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양적 성장과 질적 수준 간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하물·주차·보안검색…기본 서비스 '최하위'
이용객 불편이 가장 큰 분야는 수하물 수취 시간이다.
김해공항 국제선 평균 수하물 수취 시간은 7분 50초로, 인천·김포·제주·청주·대구 등 주요 거점공항 가운데 가장 길었다. 첨두 시간대에 승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지연 민원이 반복되고 있지만, 뚜렷한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차 인프라도 열악하다. 김해공항 주차면 수는 5336면으로, 국제선 이용객 수가 김해공항의 5분의 1 수준인 청주공항보다도 적다.
특히 장기주차장은 878면에 불과해 불법주차를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보안검색 인력 역시 263명에 그쳐, 국내 제2 국제공항이라는 위상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접근 교통·안내시설도 '관문공항' 기준 미달
공항 접근성 역시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김해공항을 오가는 버스 노선은 13개에 불과해 인천·김포공항과 큰 격차를 보였다. 도시철도 역시 1개 노선만 연결돼 부산역 등 주요 교통 거점으로 이동하려면 여러 차례 환승이 필요하다.
공항 내부 편의시설도 부족하다. 체크인 안내 사이니지는 17개로 거점공항 가운데 하위권이며, 전자기기 충전 포트 수는 인천공항의 2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면세점과 ATM 등 기본 편의시설 역시 국제선 이용객 규모를 고려하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다.
곽규택 의원. 국민의힘 제공곽규택 의원은 "수하물 수취, 주차, 보안검색 등 이용객이 직접 체감하는 기본 서비스 부문에서 김해공항이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낙후된 지방공항 이미지를 벗고 대한민국 제2공항이자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용객 관점의 대대적인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상황이 지속되면 이용객 수만 늘고 불편과 불만은 누적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며 정부와 공항 운영기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