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성 부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후보. 부산시의회 제공부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5일 부산시의회에서 열려 후보자의 금융 전문성과 공공기관장 자질을 놓고 검증이 이뤄진 가운데, 가덕신공항 예정지 인근 토지 매입을 둘러싼 투기 의혹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부산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구교성 부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번 청문회는 제9대 후반기 인사청문특위 출범 이후 여섯 번째로,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금융 안전망을 책임질 기관 수장의 적합성을 점검하는 절차로 진행됐다.
"가덕신공항 핵심지 보유…공적 영역 부적절"
청문회 과정에서 다수 의원들은 후보자가 보유한 부산 강서구 천성동 일대 토지를 문제 삼았다.
박철중 의원은 후보자가 서로 인접한 3개 필지, 총 1800㎡가 넘는 토지를 장기간 보유해 왔다며, 해당 부지가 가덕신공항 개발 예정지 가운데서도 핵심 지역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매입 시기와 위치를 고려할 때 개발 보상을 염두에 둔 투기성 거래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공기관장 후보자로서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입 시기·정보 접근성 놓고 의혹 확산
전원석 의원 역시 토지 매입 시점이 가덕신공항 논의가 본격화되거나 개발 계획이 구체화된 시기와 맞물린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임원으로 오랜 기간 근무한 이력이 있는 만큼, 직무상 취득한 정보가 토지 매입에 활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토지에 수목을 식재한 점 역시 향후 보상액을 높이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질의가 이어졌다.
"금융권 경력 35년, 공공성 인식 부족" 지적도
정채숙 의원은 후보자가 장기간 금융그룹에서 근무해 온 이력을 언급하며, 이윤 추구를 중심으로 한 조직 문화에 몸담아 온 인물이 공공성이 핵심인 부산신용보증재단을 이끌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박진수 의원도 공직 진출을 염두에 뒀다면 토지 처분 등 선제적 조치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후보자의 책임 있는 태도를 주문했다.
후보자 "지인 권유로 매입…필요하면 처분"
이에 대해 구 후보자는 지인의 권유로 토지를 매입해 나무를 심고 일부 농작물을 재배해 왔다고 해명했다.
다만 공직을 맡게 될 경우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토지 처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인사청문특위는 고금리·고물가로 민생경제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부산신용보증재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후보자의 금융 전문성과 위기 대응 능력, 재단 운영 구상도 함께 점검했다.
부산시의회 박종철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 부산시의회 제공박종철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시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전문성과 도덕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봤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는 인사청문특위 소속 의원들과 부산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시의회는 16일 본회의 개회 전 운영위원회를 열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한 뒤, 이를 부산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보고서를 토대로 이사장 임명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