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파란색)과 명목 광의 달러 인덱스(DTWEXBGS/빨간색) 최근 1년 추이 비교. DTWEXBGS는 시장에서 통용되는 ICE 선물 시세(DXY)와는 기준 연도와 표본 기간이 달라 다소 차이가 있음. 프레드(FRED)로 제작. 최인수 기자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보고 있다. 이달 들어 평균 1470원을 넘어 외환위기 이후 월간 기준 최고 수준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달러 가치가 하락했지만, 이른바 '서학개미'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등 달러 수요에 환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서울외환시장과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1473.7원이다. 야간 장중 1479원선을 뚫기도 했다.
미국 관세 직격탄이 있던 지난 4월 수준으로, 10월 추석 연휴 이후부터 상승세를 본격화한 뒤 지난달에도 1450원선을 웃돌고 있다.
주간거래 종가 기준 지난달 평균 환율 1460.44원.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캡처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주간거래 종가 기준 지난달 평균 환율은 1460.44원으로 집계됐다. 월 평균 기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달 들어 2주간 평균은 이보다 더 높은 1470.4원에 달한다.
반면,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내려가는 추세다. 이달 들어 달러인덱스는 1.4% 하락했다.
지난달 25일부터 100 아래로 내려와 99선에 자리하다가 지난 11일 97선까지 내려갔다. 같은 기간 환율은 1465원대에서 1474원대로 오히려 역주행한 것.
이같은 배경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 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를 보면, 지난 11월 55억2400만달러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2주간에는 11억300만달러어치를 사들였다.
기업과 기관의 환헤지, 수입 결제 등도 달러를 상승 시키는 수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종화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환율 상승 요인의 70%가 (달러) 수급 요인"이라며 "국민연금을 포함한 자산운용사, 개인 등이 여러 목적에 의해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해외에 투자하면서 달러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환율 안정을 위한 TF를 구성한 상태다. 기획재정부는 은행권과 연계해 기업들의 '달러 묻어두기'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며,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증권사 관리도 강화해 해외투자 투자자 설명 의무, 위험 고지의 적정성, 빚투 마케팅 관행 등을 내년 1월까지 점검한다.
기재부와 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 등으로 구성한 4자 협의체가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뉴 프레임 워크'도 마련 중이다. 우선 올해 말로 만료될 예정인 외환당국·국민연금 간 연간 650억 달러 한도의 외환스와프 계약을 연장하는 방안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