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예능 '케냐 간 세끼'는 이수근·은지원·규현의 아프리카 여행기로, 케냐의 대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세 사람의 좌충우돌 여정을 담았다. 넷플릭스 제공"10분이라 아슬아슬하게 풀 줄 알았는데…"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의 휴대폰 분실 사건(?) 외에도 예상치 못한 순간이 있었다. 넷플릭스 예능 '케냐 간 세끼'에서 이수근·은지원·규현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논리 게임을 생각보다 빠르게 해결해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세 사람은 6분 만에 문제를 풀어냈다.
나영석 PD와 '케냐 간 세끼'를 공동연출한 김예슬 PD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전했다.
"너무 단기간에 문제를 푸셔서 생각지도 못한 변수였죠. 그렇다고 이수근 선배가 말한 것처럼 똥멍청이로 본 거 아니었어요.(웃음)"
넷플릭스 유튜브 영상 캡처
김 PD는 "그 장면을 보시면 알겠지만 세 사람이 많이 싸우다가 실수 할 줄 알았는데 별 탈 없이 강을 건너 조금 놀랐다"며 "다음 게임도 급하게 세팅할 수밖에 없었다"고 떠올렸다.
'케냐 간 세끼'는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았다. 현지 공항에 도착한 규현은 생애 처음으로 휴대폰을 분실했다. 영상에는 망연자실한 그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고, 옆에서 이수근과 은지원은 규현에게 장난을 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 PD는 "처음에 저희도 (금방) 찾을 줄 알고 하나의 에피소드라고 생각했다"며 "규현 선배가 촬영 일정이 있으니 바로 가자고 먼저 얘기해주셨다. 마음이 되게 심란했을 건데 프로답게 그 모습을 희화화해 웃음 포인트로 만들어줘 저로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규현·기린 입맞춤, 여행 즐기는 거 같아 꼭 담고 싶었죠"
작품에 담기지 않았지만, 촬영 도중 이수근·은지원·규현은 아프리카 동물들을 마주하거나 맛있는 음식을 맛볼 때마다 강호동을 자주 언급했다고 한다. 김예슬 PD는 "회식 자리에서도 함께 이런 여행을 또 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다"며 "넷플릭스와 논의가 잘 돼 같이 즐기면 더 좋은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앞서 선보인 '케냐 간 세끼' 티저 예고편에서 규현과 기린의 '입맞춤' 장면이 담겨 작품 공개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규현은 해당 장면과 관련 "찰나의 순간에 슬로우를 걸어 기린과의 입맞춤을 느끼는 사람처럼 보였다. 너무 혐오스러워 못 보겠더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 장면을 편집한 김 PD는 "제게 인상 깊은 장면이라 꼭 담고 싶었다"며 "원래 규현 선배가 키스를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는데 '여기 와봤을 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라고 하면서 하게 됐다. 이 여행을 즐긴다는 느낌이 들어서 편집하게 됐다"고 전했다.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는 더 있다. 사파리에서 밤늦게까지 촬영하다 보니 조명에 날파리들이 모였는데 이수근의 재치로 현장에서 웃음이 터졌단다.
"이수근 선배가 '아낙수나문' 이렇게 하시는 거예요. 현장에서 힘든 상황을 넘겨주시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순발력이 진짜 좋으셔서 항상 웃음을 주셨죠."
김 PD는 다른 출연자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은지원 선배는 (이수근·규현의) 샌드위치 사이에 껴서 가교 역할을 잘 해주셨다"며 "항간에는 초딩이라고 불리는데 실제로는 중간중간 스태프들을 잘 챙겨주셔서 팀을 하나로 뭉치게끔 도와주셨다"고 강조했다.
이어 "규현 선배는 막내지만 비관적인 캐릭터를 맡아 웃음포인트를 주셨다"며 "편집된 거 보시고 얼마 전에 촬영장에 오셔서 잘 됐다고 얘기를 해주시더라. 으샤으샤할 수 있게 서로 응원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와의 첫 협업 많이 배워, 식상하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넷플릭스 제공이번 작품은 나영석 사단과 넷플릭스의 첫 협업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김 PD는 "OTT 플랫폼과 작업을 처음 하다 보니 노래가 좀 신경쓰였다"며 "채널에서 방영할 때는 계약된 부분이 있으니까 기성곡을 편하게 쓸 수 있었는데 OTT에서는 곡의 가격이 초 단위로 책정되다 보니 부담스럽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자작곡을 불렀는데 그게 또 바이럴 되더라. 팬분들도 좋아해 주셔서 이것 또한 웃음 포인트로 승화해 다행"이라며 "해외에서도 공개되다보니 넷플릭스가 다양한 방식으로 검수를 많이 해주시더라. 저희도 배워야 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비슷한 유형의 예능이라는 지적과 함께 나 PD의 잦은 출연에 대한 엇갈린 반응도 존재한다. 이에 김 PD는 "식상하다는 쓴소리에 대해서는 앞으로 (개선해) 나아가야 하는 부분"이라며 "회의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예슬 PD는 향후 윤여정과 패션 관련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윤여정 선생님이 패션에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라며 "같이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나 PD의 잦은 등장에 대해서는 "출연자 세 분뿐만 아니라 나영석으로 대표되는 제작진과의 유대 관계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고, 이 사람이 이끌고 다녀오는 여행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이 프로그램에서만큼은 나영석 선배도 편하게 대하는 포인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 공개 후에는 주한 케냐 대사관이 공식 SNS를 통해 관심을 보이는 등 눈길을 끌었다. 주한 케냐 대사관은 "케냐의 자연, 야생 동물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의 매력을 유쾌하게 담아낸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김 PD는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프로그램 반응을 찾아봤을 때 '케냐에 놀러 가고 싶다'는 반응이 있더라고요. 이 나라가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지 어필이 된 것 같아 너무 감사하죠."
이어 "찍을 때부터 너무 재미있고 어떻게 하면 가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저희도 처음으로 넷플릭스와 협업한 뜻깊은 작품이다. 지루하실 때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케냐 간 세끼'는 공개 이후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TV쇼 부문 5위에 오르는 등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