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에 도전했던 재미교포 2세 배구 선수 오드리 박. 본인 제공한국배구연맹(KOVO)이 외국 국적 동포 선수의 V-리그 진출을 허용하면서, 재미교포 2세 오드리 박(23·한국 이름 박혜린)의 2026-2027시즌 신인 드래프트 참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OVO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어 선수 수급 확대와 리그 흥행을 위해 외국 국적 동포 선수에게도 신인 드래프트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부모 중 한 명이라도 과거 한국 국적을 보유했거나, 현재 한국 국적자의 자녀라면 외국 국적자라 해도 내년 여자부 드래프트에 참여할 수 있다.
이들은 국내 선수와 동일한 대우를 받지만, 입단 후 6년 이내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하며, 미취득 시 자격이 박탈된다. 구단은 시즌별 1명만 지명할 수 있고, 최대 2명까지 보유 가능하다.
이 규정 변경으로 인해 지난 9월 드래프트 참가를 시도했다가 자격 미달로 미국 프로리그(PVF) 콜럼버스 퓨리에 입단한 오드리 박에게도 다시 기회가 열렸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배구부 주전 세터 출신으로, 키 180㎝의 장신 세터라는 장점을 갖춰 도전 시 1순위 지명 가능성도 거론된다.
올해 3월 가족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V-리그 경기를 직접 관전한 뒤 한국행 의지를 키웠지만, 국적 취득의 어려움으로 미국 무대를 선택한 바 있다. 현재 미국 리그에서 뛰고 있어 내년 드래프트 참가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한국 국적 없이도 출전이 가능해진 만큼 재도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흥국생명 레베카. 한국배구연맹 제공
다만 한국계 3세로 흥국생명 외국인 선수로 뛰는 레베카 라셈(등록명 레베카)은 이번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의 할머니는 한국 국적이었지만 부모 모두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베카의 아버지가 한국 국적 취득을 문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향후 레베카가 국내 선수 자격으로 드래프트에 참여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레베카는 지난 3일 도로공사전 직후 "2028년 LA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고 싶다"고 말하며 한국 대표팀 합류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배구연맹은 이번 규정 개편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해외 에이전트와 협력해 동포 선수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특히 재일교포 선수 발굴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