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4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회담 뒤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팔레스타인에 1억달러(약 1473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완화하고 복구·재건을 지원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은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하며 각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공정하고 지속적이며 모든 당사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구속력 있는 평화 합의에 이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위기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계속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며, 동시에 무책임한 책임 떠넘기기나 비방 행위에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대만 유사시 일본의 무력 개입을 시사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중국 당국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이후 자국민의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 일본 영화 상영과 대중문화 공연 취소,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중단 등의 보복 조치를 취하며 일본 측에 해당 발언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시 주석은 프랑스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은 모든 간섭을 배제하고 중국과 프랑스 간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기꺼이 노력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항공·우주·원자력 등 기존 협력 분야는 물론 녹색경제·디지털경제·바이오의약·인공지능·신에너지 등 신흥 분야에서 프랑스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중국은 우수한 품질의 프랑스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하고자 하며, 더 많은 프랑스 기업의 중국 진출을 환영한다"면서 "프랑스가 중국 기업에 공정한 환경과 안정적 전망을 제공해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유럽연합(EU)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디커플링'은 곧 스스로를 가두는 것을 의미하며, 보호주의는 산업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국제무역 환경을 악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양국간) 때때로 의견 차이가 있지만 더 큰 공공의 이익을 위해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프랑스가 주요 7개국(G7) 의장국을 맡은 내년에 주요 국가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중국과 함께 글로벌 경제 불균형과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중국과의 협력이 우크라이나의 평화에 결정적일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전쟁의 영향을 받은 지역을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이번이 4번째이다. 지난해에는 시 주석이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바 있다. 전날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5일에는 쓰촨성 청두에 들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