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아이 등굣길에 할머니를 병원까지 태워드린 후 할머니의 아들에게 "할머니가 당신 차를 탄 후 엉덩이가 더 아프다더라"고 항의했다는 사연을 전했다. 스레드 캡쳐아이 등굣길에 이웃집 할머니를 자신의 차에 태워 병원까지 모셔다드렸던 한 여성이, 할머니의 아들로부터 감사 인사는 커녕 무례한 항의를 받았다는 사연이 알려져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 등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내가 그동안 너무 생각 없이 태워드렸나 봐'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A씨는 "아이들 등굣길에 아파트 할머니들 병원 가시는 길이면 가끔 태워드렸다"며 평소 이웃 어른들에게 호의를 베풀어 왔음을 밝혔다.
문제는 최근 엘리베이터 앞에서 도움을 받은 할머니의 아들과 마주치면서 발생했다. A씨에 따르면, 할머니의 아들은 A씨에게 "자기 어머니가 차를 자주 얻어 타시죠?"라고 묻더니, 작성자의 차가 오래된 거라 할머니가 타고 나시면 엉덩이가 아프시다 하셨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한 A씨는 "할머니가 원래 엉덩이가 아프셔서 병원에 다니시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고, "할머니가 문을 여실 때마다 도로 돌이나 여기저기 쳐서 차 문에 흔적이 많은데 그거 보험처리 해 주실 수 있느냐"고 맞받아쳤다. 이에 아들은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졌다.
황당한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할머니는 "오늘 아이들을 등교시키려는데 (할머니가) 자기가 바빠서 그런데 병원에 좀 모셔다드릴 수 있냐"고 다시 물어와 "아드님이 제 차 타면 엉덩이 아프다고 하셔서 안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할머니는 A씨의 거절에 별다른 사과 없이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후 추가 댓글에을 통해 "할머니가 원래 안 그러셨는데 우리 차에 카시트가 두 개 달려 있어 하나를 빼고 뒤에 앉으라고 한 이후부터 불만이 생기신 것 같다"며 "옆집 할아버지도 이 소식을 듣고 '뭘 태워주냐, 아들 싸가지가 없다'며 태워주지 말라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을 접한 시민들은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시민 A씨는 "감사 인사를 해도 모자랄 판에 차가 낡았다고 타박하는 건 무슨 심보냐"며 "기본적인 염치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시민 B씨는 "비슷한 경험이 있다. 지인 아들을 픽업해줬더니 늦었다고 짜증을 내더라", "방지턱 넘다가 갈비뼈 금 갔다고 우기면서 치료비 요구한 경우도 봤다"며 경험담을 공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선의로 한 행동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며 '방어적 태도'를 주문하기도 했다.
자신을 전직 사회복지사라고 밝힌 한 C씨는 "사고가 나면 정말 골치 아파진다"며 "요양보호사분들께도 자차로 병원 동행하지 말라고 교육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댓글 창에는 "선의로 태워줬다가 사고 나면 '동승자 감액'이 적용되더라도 치료비 물어내라는 경우가 많다", "약간의 사례금이라도 받으면 유상 운송이 되어 보험 처리가 거절될 수도 있다"는 등 현실적인 조언이 이어졌다.
A씨는 "시골 동네고, 서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아무 생각 없이 어른들을 태워드렸던 것 같다"며 "이제는 태워드리지 않겠다"고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