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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미래는 뒷전, 체면만 우선…조선대의 농구부 '셀프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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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관리 실패…학생·학부모에게 책임 전가
학생·학부모는 배제된 채 '조용한 강등' 통보
운영 실패·감독 비위 책임은 감추고 강등은 '속전속결'

조선대 선수가 지난 2024년 4월 3일 광주 조선대 체육관에서 열린 KUSF 대학농구 U-리그 조선대와 중앙대의 경기에서 수비수를 앞에 두고 페이드 어웨이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조선대 제공조선대 선수가 지난 2024년 4월 3일 광주 조선대 체육관에서 열린 KUSF 대학농구 U-리그 조선대와 중앙대의 경기에서 수비수를 앞에 두고 페이드 어웨이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조선대 제공
조선대학교가 농구부의 장기 부진을 이유로 2부 리그 강등을 강행한 데에 대해 대학 측이 무능한 운영에 따른 책임을 감추고 선수들의 미래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일 조선대에 따르면 조선대는 지난 11월 26일 농구부를 1부에서 2부 소속으로 전환한다고 공문을 통해 대학농구연맹에 통보했다. 조선대 체육실 운영위원회 심의와 김춘성 총장의 최종 승인을 거친 조치로 사실상 대학농구 U-리그에서의 '셀프 강등'이다.

조선대는 지난 11월 26일 농구부를 1부 리그에서 2부 소속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공문으로 대학농구연맹에 통보했다. 조선대 제공조선대는 지난 11월 26일 농구부를 1부 리그에서 2부 소속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공문으로 대학농구연맹에 통보했다. 조선대 제공
조선대는 내년부터 농구부를 '육성종목'에서 '비육성종목'으로 전환하는 방침도 세웠다. 학교 측은 선수들의 패배의식과 장기간 부진을 강등 사유로 들며 "현 전력으로는 1부 경쟁력이 없다"고 설명한다.

조선대 이계행 체육실장은 "현재 팀 전력이 1부 리그 경쟁력에 미치지 못하고 선수들도 패배 의식이 깊어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어렵다"며 "실력에 맞는 리그에서 경쟁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학생·학부모 등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은 채 내려진 일방적 결정이라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운영 실패 책임을 학생들에게 전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은 1부 리그에서 뛰며 프로 진출을 꿈꾸고 조선대를 선택했다"며 "학교가 책임을 회피한 채 부담을 학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부는 사실상 리그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경기 일정도 거의 없고, 훈련 환경 역시 1부와 비교가 안 된다"며 "이렇게 되면 조선대 농구부는 사실상 해체 수준이며, 학생들이 이 학교에 남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감독 비리 문제를 제대로 규명하지 않은 채 그 여파를 학생과 부모에게 돌리고 있다"며 "학교가 사안을 축소하면서 오히려 학부모 갈등 탓으로 돌리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경찰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조선대 농구부 강모(43) 감독을 검찰에 송치했다. 강 감독은 조선대와 광주시체육회 등에서 지급된 장학금·지원금·각종 수당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갑작스러운 강등으로 선수들은 진로와 경기 경력에 큰 제약을 받게 됐다. 내년 신입생 4명을 포함한 선수들은 경기 출전 기회가 크게 줄고 합숙도 사실상 중단된다. 2부 리그에선 출전 가능한 대회가 MBC배와 전국체전에 제한된다.

지도자 선발 실패, 감독 비위 방치, 훈련 시스템 붕괴 등 수년간 누적된 문제에 대해 대학과 지도부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채 피해만 학생들에게 돌아갔다는 비판도 계속된다.

'지역과 함께 100년, 학생과 함께 미래로'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조선대가 정작 학생의 미래보다 교수진과 기관의 체면을 우선해 왔다는 지적이다.

조선대 관계자는 "특정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구성원 의견 수렴과 운영위원회 논의를 거친 결정이다"며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실력 향상과 팀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합숙 없이도 훈련은 충분히 가능하고 배드민턴 등도 그렇게 운영하고 있다"며 "강등은 학교 이미지를 고려한 조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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