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MVP 이동경. 연합뉴스역대 7번째로 챔피언이 아닌 팀에서 MVP가 나왔다. 주인공은 이동경(울산 HD)이다.
이동경은 1일 스위스 그랜드 힐튼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서 박진섭(전북 현대)과 싸박(수원FC)을 제치고 MVP를 수상했다.
2025년은 전북의 해였다. 파이널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에 우승을 확정하는 등 압도적인 전력을 뽐냈다. 전북에서 내놓은 MVP 후보는 박진섭이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가면서 전북의 최소 실점을 이끌었다. 거스 포옛 감독도 박진섭을 MVP 후보로 밀었다.
하지만 표심은 이동경에게 향했다.
이동경 역시 뜨거운 2025년을 보냈다. 김천 상무에서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천에서 34경기 13골 11도움을 기록했고, 전역 후 울산에서 2경기 1도움을 올렸다. K리그1 최다 공격 포인트였다. 울산의 성적과 관계 없이 개인 기록으로는 MVP로 손색이 없었다.
특히 이동경은 주장들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이동경이 8표, 박진섭이 2표였다. 나름대로의 물밑 작업(?)은 있었다. 이동경은 시상식에 앞서 "나를 뽑아 달라고 하지는 않았다. 다만 나를 뽑았는지는 물어봤다. 감독님들께 여쭤보기는 어렵고, 친분이 있는 주장들에게 장난삼아 물어봤다"고 웃었다.
미디어 투표에서는 이동경이 71표, 박진섭이 61표를 받았다. 이동경은 MVP 투표에 앞서 울산 구단을 통해 자필 편지를 통해 미디어의 마음을 흔들기도 했다.
감독들의 표는 이동경 5표, 박진섭 5표로 똑같았다.
K리그1 MVP는 감독(30%), 주장(30%), 미디어(40%) 투표로 결정된다. 감독 투표 환산 점수는 12.5점 동률, 미디어 투표 환산 점수는 이동경이 21.19점, 박진섭이 18.21점으로 3점 이내 격차였다. 하지만 주장 투표 환산 점수에서 이동경이 20점, 박진섭이 5점을 기록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역대 7번째 비(非) 챔피언 MVP다. 앞서 1999년 안정환(부산 대우), 2010년 김은중(제주 유나이티드), 2013년 김신욱(울산 현대), 2016년 정조국(광주FC), 2018년 말컹(경남FC), 2019년 김보경(울산 현대)이 챔피언이 아닌 팀에서 MVP를 수상했다.
또 K리그1 9위 울산 소속으로 MVP를 수상하면서 역대 최저 순위 팀 MVP가 됐다. 종전 기록은 2016년 8위 광주 소속의 정조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