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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미래 실은 '650마력 마그마'…눈 날리는 유럽 서킷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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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60 마그마 시승기

프랑스 남부 폴 리카르 서킷서 폭발적 질주
시속 200Km 도달까지 불과 10.9초
눈 내리는 코너 구간에서도 안정적 주행
제네시스 특유의 편안함 승차감까지 잡아
"럭셔리 고성능 브랜드로의 진화" 선언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제네시스 제공제네시스 GV60 마그마. 제네시스 제공
1969년 개장한 이래 수많은 레이싱카들이 앞다퉈 경쟁했던 프랑스 남부 르 카스텔레 지역의 폴 리카르 서킷. 따뜻한 이곳에서 좀처럼 볼 수 없다는 눈이 제네시스 GV60 마그마의 질주를 앞두고 정신없이 흩날렸다. 가속페달에 힘이 가해지자 이 차는 한계를 시험하려는 듯한 눈발을 가르며 정확히 제 갈 길을 향해 폭발적으로 달려 나갔다. 도로가 미끄러워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곡선 구간도 우아하게 주파하며 아스팔트 위에서 오렌지색 존재감을 뽐냈다.
 
제네시스 최초의 고성능 양산차 GV60 마그마를 21일(현지시간) 이 세계적 서킷에서 체험했다. 이 차가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통해 같은 장소에서 세상에 처음 공개된 지 하루 만이다. GV60 마그마는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은 제네시스의 기술 집약체이자, '럭셔리 고성능' 브랜드로의 진화를 알리는 기념비적 전기차다.(관련기사: 제네시스 고성능 시대 개막…'GV60마그마', 프랑스서 베일 벗다)
GV60 마그마 주행 현장인 폴 리카르 서킷에 21일(현지시간) 눈이 내리고 있다. 박성완 기자GV60 마그마 주행 현장인 폴 리카르 서킷에 21일(현지시간) 눈이 내리고 있다. 박성완 기자
운전대는 제네시스의 레이싱팀인 마그마 레이싱(GMR) 소속 드라이버가 잡았다. 레이싱 전용 헬멧을 쓴 채 조수석에 앉아 눈 내리는 서킷의 풍경을 바라보니 미묘한 긴장감이 밀려왔다. 출발선에 잠시 정차한 뒤 런치 컨트롤로 최대 성능을 순간적으로 뽑아내자 이 차는 마치 우사인 볼트처럼 바닥을 뒤로 밀어냈다. 속도계가 순식간에 시속 100km를 넘어서면서 스포츠 시트에 등이 깊숙하게 밀착됐다.

최고 출력 478kW(650마력), 최대 토크 790Nm의 폭발적 성능이 깨어날 때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4초, 200km까지 가속하는 데는 불과 10.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포르쉐 타이칸 GTS, 람보르기니 우라칸 등 유수의 슈퍼카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동력 성능이다.
 
GV60 마그마는 순수 전기차이지만, 가상 변속 시스템에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 기능이 정교하게 맞물리면서 고성능 6기통 엔진을 장착한 내연기관차처럼 우람한 엔진 회전음과 배기음을 구현한다. 심지어 변속 충격까지 온 몸에 전달돼 짜릿함이 배가된다.

제네시스 GV60 마그마로 폴 리카르 서킷을 달리는 모습. 박성완 기자제네시스 GV60 마그마로 폴 리카르 서킷을 달리는 모습. 박성완 기자
속도를 빠르게 낮춘 뒤 급 코너 구간으로 진입, 다시 엑셀을 힘차게 밟아 돌아나갈 때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음이 귀를 때리지만 이 차의 자세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이후 마주한 코너 구간은 더 빠르게 진입했지만, 이 차는 마치 레일 위를 달리듯 바닥을 잡고 쉽게 놓지 않았다. 회전 중심을 낮춰 설계한 차세대 서스펜션에 노면 상황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전자제어 댐퍼가 장착된 결과다.
 
이 차의 진정한 차별점은 이런 고성능이 제네시스가 줄곧 쌓아온 럭셔리 경험과 결합됐다는 점이다. 차가 좌우로 급하게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자세 안정을 돕는 EoT 제어 시스템이 기능하며 제네시스 특유의 편안한 승차감을 살린다. 차량 내부에 손이 자주 닿는 곳곳은 스웨이드 계열의 샤무드 소재로 고급스럽게 마감됐다. 같은 소재가 사용된 스포츠 버킷 시트는 쿠션 기능이 보강돼 착좌감이 딱딱하기보다 안락했다. 차량 내부로 전달되는 진동과 충격, 소음을 줄이는 최신 기술들도 대거 적용된 만큼, 일상 주행 상황에서는 정숙성과 야수 같은 운동성의 조화를 경험할 수 있다.
 
서킷의 다양한 코너를 돌아 나온 뒤 스티어링휠에 자리한 검은색 부스트 버튼을 누르자 GV60 마그마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뿜어내며 직선 구간을 막판 스퍼트했다. 약 2분 50초 동안의 주행이 끝나자 출발선에서의 긴장감은 사라지고, 운전대를 잡아보고 싶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현대자동차 호세 무뇨스 사장이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월드 프리미어에서 발표하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현대자동차 호세 무뇨스 사장이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월드 프리미어에서 발표하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제네시스는 이런 GV60 마그마의 성격을 "역동적인 우아함"으로 정의하며 "제네시스의 향후 10년은 마그마의 10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호세 무뇨스 사장은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이 차가 등장하자 "제네시스가 럭셔리 브랜드에서 럭셔리 고성능 브랜드로 거듭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향후 10년 동안 모든 제네시스 모델에는 (최상위) 마그마 버전이 뒤따를 것이다. 모든 세그먼트에서 럭셔리 고성능을 선보일 것"이라며 "2030년까지 제네시스의 글로벌 판매량은 현재보다 55% 증가한 연간 35만 대에 이를 것이다. 마그마 모델은 제네시스 전체 판매량의 약 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제네시스 GV60 마그마 내장. 제네시스 제공제네시스 GV60 마그마 내장. 제네시스 제공
고성능 브랜드로의 진화 선언이 모터스포츠의 전통 강자들이 즐비한 유럽, 그중에서도 레이싱 서킷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도전적인 대목이다. 폴 리카르 서킷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이 올해 유러피안 르망 시리즈 LMP2 클래스 우승을 차지한 곳으로, 이 레이싱팀의 운영 캠프와도 맞닿아 있다. GMR이 쌓고 있는 레이싱 경험은 마그마 성능 향상과 위상 강화로 연결된다.

제네시스 사업본부장 송민규 부사장도 "긴밀한 협력으로 GMR에서 얻은 귀중한 교훈들이 마그마에 적용되고, 마그마의 혁신은 자연스럽게 제네시스 양산 차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 피터 크론슈나블 유럽법인장은 유럽 시장 공략 전략에 대해 "유럽에는 독일의 빅 3 자동차 기업들도 있다. 제네시스는 차별점으로 '뉴 프리미엄'을 강조할 것"이라며 "다른 회사들과는 차별화 되는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제네시스만의 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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