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김승제 집사, 청소년에게 가장 건네고 싶은 말 "괜찮아"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핵심요약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한림청소년문화공간 '괜찮아'를 세우고 운영하고 있는 조수교회 김승제 집사를 김영미 PD가 만나봅니다.

<로드인터뷰_사람꽃> 조수교회 김승제 집사(한림청소년문화공간 '괜찮아')
한림청소년문화공간, 아이들 쉼의 공간
'괜찮아' 청소년 위로하는 이름의 시작
"아이들이 갈 곳이 없는 현실이 마음에 걸렸어요"
"이곳이 아이들의 첫 번째 교회가 되길"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5년 11월 15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조수교회 김승제 집사(한림청소년문화공간 '괜찮아')
 
◇ 김영미: '괜찮아'를 세우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됩니까.
 
◆ 김승제: 어린 시절을 거의 교회에서 보냈습니다. 그렇다고 신앙이 깊어서라기보다는 교회가 제 삶의 공간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성인이 되어 예배 중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경험하는 순간이 있었어요. 그 이후 마음에 '청소년'이 계속 남았습니다.

중·고등부 교사를 하면서 아이들과 운동도 하고 자주 만나고, 먹고, 상담하면서 청소년을 향한 마음이 더 단단해졌습니다. 제가 사회복지사로도 꽤 일했는데요. 그때도 청소년 동아리, 청소년지원사업 등을 꾸준히 맡았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앞으로 청소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라는 질문을 품게 됐습니다.
 한림청소년문화공간 '괜찮아' 마스코트. 제공 김승제 집사한림청소년문화공간 '괜찮아' 마스코트. 제공 김승제 집사
◇ 김영미: 그 마음이 실제 공간으로 이어지게 됐네요.
 
◆ 김승제: 아들이 고등학생이라 한림에 자주 가는데 방황하는 아이들을 계속 보게 됐어요. 집에 가기엔 너무 이르고, 첫 학원과 두 번째 학원 사이에 시간이 남는 아이들, 또 비가 오면 편의점이나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 안으로 몰려드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이 아이들이 안전하게 있을 공간이 필요하다.'이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더라고요.
 
그러던 중 카페에서 성도들과 이야기하다가 우연히 그 주제가 다시 나왔어요. 그때 저와 김지영 목사님이 "우리가 함께 직접 해보자"라는 마음을 갖고 일을 구체화해 나갔습니다.
 
◇ 김영미: 시작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 김승제: 맞아요. 처음엔 건물을 얻는 것조차 쉽지 않았지만, 김지영 목사님과 제가 각각 50만 원씩 내고 계약금 일부를 걸면서 시작했습니다. '일단 저지르자'는 마음이었죠. 하지만 인테리어, 장비 구매, 운영비 등 필요한 것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분들이 컵라면을 박스로 가져오고, 적지만 헌금을 보내주고, 악기를 기증하고, 주말마다 페인트칠을 도와주는 일이 이어졌습니다. 정말 하나님이 하나씩 채워주신다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괜찮아'오픈예배 (가장 왼쪽 김지영 목사, 가운데 김승제 집사). 김승제 집사 제공'괜찮아'오픈예배 (가장 왼쪽 김지영 목사, 가운데 김승제 집사). 김승제 집사 제공
◇ 김영미: 공간을 준비하고 나서는 어떤 고민이 있었나요.
 
◆ 김승제: 가장 큰 고민이자 충격은 아이들이 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공간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올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돌아보니 우리도 바빠서 규칙적으로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깨달은 뒤 요일과 시간을 정해 반드시 공간을 지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그때부터 오기 시작했어요. '네가 있어 줄 줄 아니까 다시 온다'는 메시지처럼 느껴졌습니다.
 
◇ 김영미: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공간인가요.
 
◆ 김승제: 한림 버스환승센터 근처 2층 건물입니다. 원래 교회였던 자리라 작은 단상이 남아있는데 그곳에 악기와 음향을 세팅해 밴드 연습이 가능한 무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5평 남짓한 공간에 책상, 의자, 오락기, PC, 간식 등 아이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요소들을 갖춰 놓았고, 누구든 무료로 들어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자유롭게 드나듭니다.
 
◇ 김영미: 공간 이름 '괜찮아'가 참 따뜻하고 좋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붙여진 이름인가요.
 
◆ 김승제: 이름을 정말 오래 고민했습니다. 처음에는 '청소년문화공간', '곰곰' 같은 이름도 후보였어요. '곰곰'은 저와 김지영 목사님 체형이 곰 같기도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자'라는 의미도 있어서 나름 의미가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괜찮아'라고 하면 어떻냐고 물었습니다. 그 말이 마음에 깊이 꽂혔어요. '괜찮아'라는 단어는 앞뒤 어떤 문장과 연결되어도 따뜻함과 긍정이 살아나는 말이거든요. "울지 마, 괜찮아" "실수해도 괜찮아" "괜찮아, 함께할게" "괜찮아, 더 나아질 거야"
 
청소년에게 가장 먼저 들려줘야 하는 말, 하나님께서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어 하실 말이 바로 이것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괜찮아'를 통해 하나님 마음이 흘러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름을 확정했습니다.

방학 중 밴드 워크숍. 김승제 집사 제공방학 중 밴드 워크숍. 김승제 집사 제공
◇ 김영미: 아이들의 지역적 특성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김승제: 한림은 생각보다 큰 지역이고, 애월·한경까지 연결됩니다. 학원가도 한림에 몰려 있어서 '첫 학원과 두 번째 학원 사이'의 1시간 정도의 시간에 머물 곳이 없습니다. 이 틈새 시간이 아이들에게 상당히 큰 공백입니다. '괜찮아'는 바로 이 시간대에 가장 많은 아이들이 찾아와요.
 
◇ 김영미: 공간에서 아이들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 김승제: 지역의 자생 밴드들이 와서 연습하고, 찬양 연합팀도 사용합니다. 또 그냥 라면 먹고 게임하고 수다 떨다 가는 아이들도 많아요.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자유롭고 자연스럽습니다.
 
특히 놀라운 점은, 비신앙 아이들이 교회 음악과 워십곡을 전혀 거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같이 듣고, 같이 따라 부르고, "이 노래 좋아요"라고 말합니다. 경계 없이 교회 음악을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요즘 청소년들의 문화적 개방성을 봅니다. 이 공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복음을 접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느끼고요.
 
◇ 김영미: 이 공간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을까요.
 
◆ 김승제: 저희는 '괜찮아'를 청소년들의 첫 교회가 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봅니다. 교회 문턱은 여전히 높지만 이곳은 편안하게 들어오고 마음을 열 수 있는 곳이거든요. 아이들이 여기서 찬양하고, 뛰놀고, 하나님을 경험하는 일이 일어나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훗날 이 아이들이 좋은 어른으로 자라 또 다른 세대를 돕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영미: 운영에 필요한 손길이 있을까요.
 
◆ 김승제: 오후 4시부터 오후 7시 사이에 집중적인 운영이 필요합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만이라도 공간을 지켜주실 봉사자가 있다면 큰 힘이 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사역의 절반은 완성돼요.
 
◇ 김영미: 청소년과 학부모, 교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 김승제: "얘들아, 괜찮아. 힘들어도 괜찮고, 기분 나쁜 날도 괜찮고, 성적이 떨어져도 괜찮아. 언제든 와. 우리 같이 라면 먹자." 이렇게 말하고 싶고요. 또, 함께 시작한 김지영 목사님께 감사와 응원을 전합니다. 목사님 건강이 속히 회복되길, 이 공간이 오래도록 다음 세대를 위한 '안전한 자리'로 남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