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서울 우리카드와 대전 삼성화재의 경기에서 우리카드 아라우조가 스파이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거포가 드디어 한국 무대 적응을 마치고 리그를 지배하는 걸까.
우리카드 아라우조(34·207cm)가 팀의 지긋지긋한 5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삼성화재와 홈 경기에서 서브 에이스 5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 28점을 몰아치며 세트 스코어 3-0(25-23 25-22 25-16) 완승을 이끌었다.
5연패를 끊은 우리카드는 3승 5패, 승점 8로 탈꼴찌에도 성공했다. 3연패에 빠진 삼성화재가 2승 7패, 승점 7로 최하위가 됐다.
이날 아라우조는 공격 성공률이 무려 65.63%에 이를 만큼 삼성화재를 맹폭했다. 1세트부터 아라우조는 70%의 공격 성공률로 9점을 터뜨리며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2세트에도 아라우조는 11점을 몰아쳤고, 3세트에는 경기를 끝내는 득점 등 서브 에이스만 3개를 터뜨렸다.
경기 후 삼성화재 김상우 감독이 "1라운드 때는 아라우조를 효과적으로 봉쇄하고 수비도 됐다"면서 "그러나 오늘은 전혀 막지 못했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이어 "그쪽 블로킹이 낮고 떨어지기 때문에 어려웠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아라우조는 지난달 28일 삼성화재와 첫 대결에서는 16점, 공격 성공률 51.85%를 기록했다. 팀의 0-3 완패를 지켜봐야 했다. 이에 대해 아라우조는 "V리그는 경기마다 다르고,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면서 "다양한 상황을 준비했는데 오늘은 분위기 면에서 다같이 힘을 불어넣은 경기"라고 돌아봤다.
아라우조가 경기 후 아들 벤투를 안고 인터뷰에 나선 모습. 우리카드 시즌 전 아라우조는 왼손 장신 거포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는 공격 성공률이 50%를 밑돌았다. 팀도 최근 5연패를 당하면서 개막 2연승의 기세가 꺾였다.
이에 대해 아라우조는 "이전에 뛰었던 리그와 일정이 달라 신체적 관리도 적응이 필요했다"면서 "1라운드 막바지 신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주로 주말에 열리는 다른 리그와 달리 V리그는 평일에도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이제 적응을 마쳤다. 아라우조는 "지금은 그런 생각 전혀 없고 좋은 컨디션"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도 "아라우조는 경험이 많고, 오늘 이기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면서 "오늘 승리로 팀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알았을 것"이라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아내와 2023년생 아들도 큰 힘이 된다. 인터뷰실에 아들과 함께 들어온 아라우조는 "외국 선수로 해외 생활하면 가족과 함께 있는 게 정말 중요하다"면서 "가능하면 경기장에 찾아와 응원해주는 게 큰 도움이 되고 나도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고 있는 만큼 서로 에너지가 된다"고 가장의 책임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