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F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KIA 출신 내야수 박찬호. 연합뉴스 올해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수상하다. 시장이 열렸지만 4일이 지나도록 1건도 계약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8일 2026년 FA로 공시됐던 30명 가운데 FA 승인 선수 21명 명단을 발표했다. 이들은 9일부터 국내외 구단과 자유롭게 교섭할 수 있게 됐다.
김현수, 박해민(이상 LG), 김범수, 손아섭(이상 한화), 김태훈, 이승현, 강민호(이상 삼성), 최원준(NC), 강백호, 장성우, 황재균(이상 kt), 김상수(롯데), 양현종, 이준영, 조상우, 한승택, 박찬호, 최형우(이상 KIA), 이영하, 최원준, 조수행(이상 두산) 등 21명이다.
하지만 4일째 단 1건의 FA 계약도 발표되지 않았다. 시장이 뜨겁지 않은 건 아니다. 유격수 최대어 박찬호에게는 복수의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올해 LG의 한국 시리즈(KS) 우승을 이끈 최우수 선수(MVP) 김현수는 친정팀이자 LG의 잠실 라이벌 두산이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섰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현수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친 박해민은 최대 피해자인 한화 등 다른 구단의 러브콜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최대어로 꼽히는 강백호는 미국 진출까지 노리고 있어 빨리 답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이달 중으로 강백호는 미국으로 넘어가 메이저 리그(MLB) 구단들의 선택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는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계약이 성사됐다. 우규민이 원 소속팀 kt와 계약해 잔류했다. 다음날에는 kt에서 FA로 풀린 심우준이 한화와 4년 50억 원에 합의하며 1호 이적 계약이 성사됐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구단주인 구광모 LG 그룹 회장이 지난 6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통합 우승 기념 행사에서 한국 시리즈 MVP 김현수에게 롤렉스 시계를 전달하는 모습. LG 트윈스그러나 올해는 잔류도, 이적도 계약 소식 자체가 없다. 우승팀 LG는 김현수, 박해민 잔류에 힘을 쓰겠다는 방침을 정한 상황. 준우승팀 한화도 올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손아섭을 포기하기도 난감하다. 강민호도 삼성에 잔류할 가능성이 적잖다. 양현종, 최형우 등도 KIA가 예우를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1호 계약이 시장의 물꼬를 틀 가능성이 높다. LG 차명석 단장은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썸타임즈에 출연해 "제가 들은 정보에 의하면 하나 (FA 계약) 물꼬가 좀 터질 것 같거든요"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대형 계약이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박찬호가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30살의 박찬호는 전성기에 접어들어 원 소속팀 KIA는 물론 롯데, kt, 두산까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액 100억 원이 넘을 것이라는 소문도 돈다.
다만 소문만 무성할 뿐 정작 계약은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이적과 잔류 모두 구단과 선수 사이의 간격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역대 최고의 흥행을 거둔 KBO 리그 인기에 선수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가운데 구단들은 살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개장 4일째까지도 조용했던 올해 FA 시장. 과연 누가 1호 계약으로 포문을 열지, 또 얼마나 큰 계약이 터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