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경남 사천시 사남면 은성중공업 일원에서 개최된 한강버스 안전기원 진수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축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노컷뉴스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한강 버스' 멈춤 사고를 중심으로 여야의 대치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그간 오 시장을 겨냥한 여당의 공세에 다소 관망세였던 국민의힘도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전하자 적극 여론전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與, '오세훈 때리기' 집중 포화
17일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오세훈 때리기' 집중 포화에 나섰다. 전현희 수석최고위원은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강 버스 멈춤 사고를 거론하며 오 시장을 겨냥해 "시민 안전보다 자신의 정치적 야욕이 중요한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서울시당 새서울준비특별위원회 소속 김영배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서 "(이번 멈춤 사고는)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한 자신의 치적 쌓기 '전시행정 끝판왕'으로 보인다"며 "오 시장은 제왕적인 행태를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16일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인근 멈춰선 한강버스에서 관계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지난 15일 밤 잠실선착장 인근 수심이 얕은 곳을 지나다 강바닥에 걸려 멈춘 한강버스에는 82명의 탑승객이 있었고 소방당국과 서울경찰청 한강경찰대가 출동해 구조했다. 서울시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항로 이탈에 따른 저수심 구간 걸림'을 꼽았다. 황진환 기자
오후엔 '오세훈 시정 실패 정상화 태스크포스(TF)' 단장 천준호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어코 누군가 인명 피해를 입어야 이 광기를 멈출 셈이냐"며 오 시장에게 한강 버스 운행 중단을 촉구했다. 천 의원은 오 시장이 국정감사장에서 한강 버스 안전과 관련해 위증을 했다며 고발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국회에선 민주당 원로들을 중심으로 '서울시 주요 현안 및 미래 비전'을 주제로 행사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도 '오세훈 때리기'가 주를 이뤘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박주민·서영교 의원과 출마가 유력한 박홍근·전현희·김영배 의원, 그리고 홍익표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의 '오세훈 때리기'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이 굳건히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 시장의 약점을 부각하기 위해 여론조사 브로커 명태균씨를 국정감사장에 부르기도 했지만,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金총리 참전에 野도 가세…"국정을 선거 도구로" 비판
김민석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감사의 정원' 조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 김민석 국무총리가 직접 참전하면서 여야 대치의 중심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그간 국민의힘은 오 시장을 향한 여당 공세에 적극 방어에 나서지 않았다. 오 시장이 단독 선두인 상황에서 굳이 민주당 프레임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총리가 한강 버스 사고를 두고 행정안전부에 해당 사업을 "재점검하라"고 특별 지시를 내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대(對) 정부' 전선이 형성된 셈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정부가) 사전 선거운동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각을 세웠고,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국무총리 자리를 서울시장 선거운동용으로 낭비할 생각이면 총리 당장 때려치우라"고 공세를 폈다.
이날 국민의힘 최수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총리의 서울시 행정 개입은 도 넘은 정치적 공세"라며 "더 이상 국정을 선거 전략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김 총리는 즉각적인 '오세훈 때리기'를 중단하고 국정 운영에 전념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김 총리는 최근 참모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차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한다. 한 여당 관계자는 "총리로서 국민 안전에 관련한 사안을 점검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야당의 공세에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