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국내 의사들이 연간 2300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계는 실제 근무 실태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사 인력 수급을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12일 '의사인력 수급 추계에서의 새로운 쟁점'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에서 올해 9월 25일부터 10월 17일까지 전국 의사 13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무시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의료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기존 전국의사조사(KPS) 결과 국내 진료 의사들의 연간 근무시간은 2016년 2408시간, 2020년 2260시간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평균 근무시간이 연 2301시간, 근무일수는 292.6일로 나타났다.
직역별로는 전공의(설문 참여 127명)의 근무시간이 연 3700시간을 넘으며 가장 많았다. 업무 유형별 비중은 진료·임상이 77.5%로 가장 높았고, 이어 행정 11.0%, 지도·교육 4.5%, 연구 4.1% 순이었다.
이정찬 의료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의사들의 연간 진료 일수를 240일, 255일, 265일로 가정하고 분석해 의사가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현재 조사 결과는 292.6일로, 실제 조사 결과를 반영하면 의사 수가 적정한지의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의사들은 직업 특성상 주말과 공휴일에도 근무하고, 야간 시간에도 진료한다"며 "의사 인력 추계에는 이러한 직역의 특수성이 고려된 근무 일수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먹구구식으로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안 되고, 정확한 근무 실태와 근무시간을 파악해야 정확한 의료인력 추계가 가능하다"며 "추계를 위해 다양한 자료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장관 소속 독립 심의기구인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를 구성하고 격주로 회의를 진행 중이다. 복지부는 올해 안에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결정을 위한 인력 추계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