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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친구 아빠였던 北 김영남, 60년간 2인자 지킨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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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태영호(국민의힘 前 의원(前 북한 외교관))
 
김일성부터 김정일, 김정은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3대를 모두 거치면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권력의 핵심에 있었던 사람, 김영남 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향년 97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김영남 전 위원장은 우리 국민에게도 익숙한 얼굴이죠. 왜냐하면 평창 올림픽 당시에 우리나라에 왔었어요. 그래서 그 당시 문재인 대통령 내외 뒷자리에 앉아서 관람도 하고 또 눈물도 훔치는 모습 이런 것들이 화제가 됐었죠. 
 
김영남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북한 권력의 흐름 또 앞으로의 남북 관계를 한번 전망해 보겠습니다. 전 북한 외교관 출신입니다.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 어서 오십시오, 의원님. 
 
◆ 태영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 태영호 의원과 김영남 전 위원장이 각별한 인연이 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 태영호> 제가 12살 때 북한의 평양 외국어 학원이라는 게 있어요. 우리로 말하면 외국어 특목고 같은 거기에 제가 입학을 했는데 저희 학급에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막내아들 김동호가 저하고 한 학급이 된 거예요. 
 
◇ 김현정> 고등학교 같은 반, 중학교 같은 반 친구? 
 
◆ 태영호> 예, 그래서 제가 그 집에 자주 놀러 갔는데 그때 당시에 저는 한 칸짜리 집에서 살았는데 거기 가 보니까 2층짜리 단독 정원이 있는 주택인데 방이 10칸이더라고요. 그래서 자주 놀러 갔죠. 먹을 것도 많고 간식도 많고 그런데 저희들이 가서 놀 때면, 점심시간이면 그때는 당 국제부장이었는데 꼭 점심 식사하려는 차를 타고 집에 와요. 와서 저희들이 놀면 와서 놀아도 주고 공부를 어떻게 하는가 교과서도 들여다보고 그때부터 쭉 같이 컸는데 후에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외교부에 이제 입부했거든요. 그때는 또 외교부장이었어요.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 김현정> 그 당시 직함이. 
 
◆ 태영호> 우리로 말하면 장관이죠. 외교부장이었는데 유럽 쪽에서 대표단이 오면 제가 들어가서 통역도 하고 그다음에 그 막내아들, 제 친구가 후에 또 외교부에 들어와서 또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12살 때부터 쭉 봐 왔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막내아들인 제 친구 김동호가 저와 제 아내를 만날 수 있게 중매도 서주고. 
 
◇ 김현정> 중매까지 서준 굉장히 가까운 친구의 아빠예요. 친구 아빠네요, 김영남 전 위원장이. 
 
◆ 태영호> 그렇죠. 
 
◇ 김현정> 이거는 그럼 그냥 인연이 있습니다. 정도가 아니네요. 
 
◆ 태영호> 아이 때부터 쭉 그 집을 드나들면서 지켜봤죠. 
 
◇ 김현정> 그래서 김영남 전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듣고는 김영남 전 위원장이라는 인물 자체에 대해서도 또 지금의 북한 상황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아실 것 같아서 저희가 초대를 했습니다. 지금 국장이 치러지고 있는데 북한에서 김영남이라는 인물의 위치, 위상은 어느 정도였습니까? 
 
◆ 태영호> 김일성이 1994년도에 사망합니다. 사망하고 국가 장례 행사에서 추도문을 읽는데 그때 아들인 김정일이 실제 북한의 실권자였고 후계자였지만 그 추도사를 김영남이 나와서 읽는 정도로 결국은 3대에 걸쳐서 북한의 헌법상 국가 수반, 말하자면 명목상 국가 원수죠. 이렇게 3대에 걸쳐서 북한에서 헌법상 그런 높은 서열 2위 지위를 쭉 유지해 온 아주 특이한 인물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사진 연합뉴스사진 연합뉴스
◇ 김현정> 3대에 걸쳐서 계속 2인자 자리를 유지했다고, 근데 저는 신기한 게 북한은 늘 숙청이란 게 난무하는 곳이잖아요. 북한도 그렇고 중국도 그렇고 숙청이 많아요. 심지어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도 숙청되는 걸 우리가 보지 않았습니까? 그런 곳에서 3대에 걸쳐서 권력의 정점에 있었다. 2인자 자리를 유지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 태영호> 우선 김영남이라는 인물이 그렇게 체제생존형 인물이라는 건 온 북한 사람들이 다 알 정도로 소문나 있습니다. 
 
◇ 김현정> 체제생존형 인물이라는 게 무슨 말이에요? 
 
◆ 태영호> 완전히 롤 모델이죠. 왜 그런가 하면 일단 김 씨 일가에게 완전히 충성을 하고 두 번째는 상황 판단을 정말 잘합니다. 그다음에 세 번째로서는 권력의 향배를 적어도 10년 먼저 읽는 그런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가진 인물이고 그다음 생존 본능력이 대단히 뛰어납니다. 북한에 있을 때, 제가 어릴 때죠. 제가 방금 이야기한 것처럼 권력의 향배를 적어도 10년 이상은 남보다 먼저 본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어떤 일이 있었는가 하면 (당시 김영남이) 당 국제부 국제부장이었어요. 
 
당 국제부에서 김일성의 혁명 활동 연구실을 꾸립니다. 이게 뭔가 하면 우리 말하면 방들에다 사진을 전시하는 거예요. 근데 그때 당시 60년대 말, 70년대 초에는 북한의 실제 권력은 김일성과 그의 둘째 부인인 김성애 영부인이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마지막 칸에는 김성애 관을 꾸렸습니다. 그런데 국제부장이 쭉 돌아보다가 이 관에서 김성애 사진을 다 내리라 하는 겁니다. 이게 얼마나 큰 사건이에요? 내리라 하니까. 
 
◇ 김현정> 잠깐만요. 영부인 방이 따로 있는데. 
 
◆ 태영호> 연구실에다 사진을 붙이죠, 김성애 현지 지도 사진들을. 
 
◇ 김현정> 그거를 내리라니 무슨 말이에요? 그거. 
 
◆ 태영호> 그러니까 다들 간부들이 부들부들, 깜짝 놀라는, 김일성한테 보고되면 당장 큰일 칠 거 아닙니까? 그런데 내리라고 지시합니다. 그러니까 다들 이거 어떻게 하지? 부들부들 떠는데 무조건 내리라고 하면서 '조선의 어머니는 김정숙이다.' 그때 그런 발언을 합니다. 
 
◇ 김현정> 김성애가 아니라. 
 
◆ 태영호> 김정숙이다. 
 
◇ 김현정> 김정숙이다. 저 사진은 내려라. 어떻게 된 거예요? 
 
◆ 태영호> 그때 당시 아직 김정일이 공식 후계자가 되기 전입니다. 그런데 김영남은 벌써 권력의 향배를 본 거죠. 앞으로 후계자는 김성애는 얼마 못 간다, 김성애 시대는. 김정일 시대가 도래한다는 걸 먼저 본 겁니다. 
 
◇ 김현정> 김정일의 어머니가. 
 
◆ 태영호> 김정숙이죠. 
 
◇ 김현정> 김정숙인 거죠. 
 
◆ 태영호> 예. 
 
◇ 김현정> 그러니까 김정일이 다음 후계자가 될 거다. 그러면 그의 어머니 김정숙을 띄워야겠구나, 나는 그쪽으로 줄 서야겠구나라는 걸 본능적으로 아는 거예요? 
 
◆ 태영호> 내리라고 했죠. 그런데 이 소문이 김정일한테 안 가겠습니까? 
 
◇ 김현정> 가죠. 
 
◆ 태영호> 그래서 그 소문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는 겁니다. 
 
◇ 김현정> 김정일이? 
 
◆ 태영호> 이렇게 항상 누가 승자가 될 것이냐, 이 내부 권력 싸움에서. 이거를 그 누구보다도 앞질러 보는 뛰어난 감각력을 가졌어요. 
 
그다음에 김정은 시대가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저도 깜짝 놀란 게 김정은이가 처음에 갑자기 아버지가 죽었으니까 후계 수업을 정상적으로 받지 못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태영호> 그래서 북한에 나이 든 자기 할아버지 벌 간부들 앞에서도 손자가 버럭버럭 성을 내고 막 즉흥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합니다. 
 
◇ 김현정> 누가, 김정은이? 
 
◆ 태영호> 김정은이. 
 
◇ 김현정> 그러니까 어린 김정은. 
 
◆ 태영호> 어린 김정은이 그런데 북한에서 한 번은 능라도라는 그런 섬에다가 큰 놀이터를 꾸려놓고 그 놀이터 개통식을 한 거예요. 그런데 거기에 중국 대사, 러시아 대사 다 와서 김정은이 젊었으니까 회전그네라는 게 있거든요. 그걸 같이 탑시다 해서 대사들하고 같이 탔어요. 근데 김영남은 나이가 많으니까 타지 않고 옆에 서 있고 이 회전그네가 돌다가 공중에서 똑 멈춰버렸습니다. 김정은이 탄 상태에서. 
 
◇ 김현정> 사고가 난 거예요? 
 
◆ 태영호> 예, 그래서 막 한 몇 분 정도 난리 치다가 다시 내려와서 제 자리에 내렸죠. 그러니까 중국 대사, 외국 대사 그다음에 북한의 원로들이 있는 데서 김정은이가 버럭 하는 겁니다, 지배인 보고. 그 자리에서 남들 앞에서 '야, 이 새끼야, 이거 내가 점검 바로 하라고 했는데.' 다들 막 긴장해서 부들부들 떠는데 그런데 이때 그 원로의 김영남이 손뼉을 치며 웃으면서 그걸 아주 유머스럽게 그 상황을 넘긴 겁니다. 
 
이렇게 그런 결정적인 순간마다 아주 정치적인 그런 완충자로서의 역할을 잘해서 그때 모든 행사장이 완전히 순간에 얼어붙었던 분위기를 순간에 되살려 놓는 이런 능력을 내가 딱 옆에서 보면서 그리고 자기 손자뻘 되는 김정은이가 행사장에 나왔을 때 처음에 북한 원로 간부들은 몸가짐을 어떻게 둬야 할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김영남에 가서 권력 서열 2위 아닙니까? 상임위원장인데. 맨 먼저 서 있는 사람이 폴더 인사를 딱 하는 겁니다. 
 
◇ 김현정> 폴더 인사, 90도 인사를. 그 젊고 어린 김정은한테. 나이가 지금 몇인데. 
 
◆ 태영호> 예, 그런데 장성택이 왜 처형됐습니까? 박수 설렁설렁 쳤다는 거 아닙니까? 장성택이 그렇게 안 하는데 김영남은 벌써 그때 권력의 향배를 먼저 읽고 딱 그렇게 정중한 예의를 갖추는 겁니다. 
 
◇ 김현정> 김영남이 그렇게 하면은 다른 사람들도 저렇게 해야 되는 거구나. 
 
◆ 태영호> 당연하죠. 원로가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 김현정> 나이가 어리든 젊든 간에 우리가 이렇게 해야 되는구나, 본보기가 되고 그걸로 또 김정은의 신임도 얻고. 
 
◆ 태영호> 그렇죠. 
 
◇ 김현정> 굉장히 좀 청렴했다, 이런 얘기들도 있더라고요. 
 
◆ 태영호> 그 어느 정도 청렴한가 하면 김영남이 왜 그렇게 오래 생존해 있는가 하면 일단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오래, 권력을 줘도 권력을 쓰지 않습니다, 이 사람은. 왜냐하면 외교부장 하면 북한의 전체 해외 공간에 나가 있는 모든 인사권을 좌우질 할 수 있어요. 북한 같은 경우에는 국내에서 살면 힘들고 해외에 나가면 급여를 외화로 줍니다. 그러니까 나가고 싶어 하죠. 그런데 이 사람은 단 한 번도 본인이 누가 와서 절 대사로 좀 내보내 주십시오라고 찾아오면 절대 받아들이지 않고 일만 잘하세요. 그러면 당연히 추천하지 않겠습니까. 이러면 절대 그 누구도 인사권에 개입 안 해요. 그런데 북한이라는 사회는 사람이 살다가 과오를 범해서 좌천되고 이럴 때는 추천자가 누구냐를 따집니다. 이 사람을 누가 그 자리에 올려놨지, 그런데 1명도 추천한 사람이 없으니까 본인이 공동 책임질 일이 없어요. 
 
◇ 김현정> 그러네. 그러면은 북한 사회는 뒷돈도 많다고 제가 알고 있는데 누가 이렇게 쭉 서 코트도 하나 주고 지갑도 주고 돈도 주고. 
 
◆ 태영호> 절대, 그래서 그 사람은 어떻게 통하는가 하면 저 사람한테 돈을 잘못 주었다가는 그 돈을 본인한테 돌려주면 괜찮겠지요. 그런데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당위원회에다가 이건 누가 준 돈입니다라고 바치는 경우에는 생각해 보세요. 준 사람이 어떻게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큰일나죠. 
 
◆ 태영호> 그러니까 일단 사람들이 가져다 바치지도 않고 인사권도 개입 안 하고 그러니까 쉽게 우리가 말하면 그 주위에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 겁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청렴한가 하면 해외에 갔는데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어요. 그러니까 본인이 옷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행사장이 춥지 않습니까? 외국 다른 나라 국가수반들이 쭉 나와 있는데, 그래서 내의 내복을 사다가 대사가 줬어요. 좋은 걸. 
 
◇ 김현정> 그 지역 대사가. 
 
◆ 태영호> 에, 추우니까. 그러니까 다 옷을 입고 떠나는 날 그 옷을 다시 그대로 침대에다가 벗어놨습니다. 그러니까 대사가 와서 위원장님, 이거 입었던 옷이기 때문에 이거 누가 입지도 않으니까 이거 가지고 가라. 근데도 절대 안 가지고 가고 그 자리에다가 벗어 놓고 간, 그런 정도로 소문이 난 그런 사람이죠. 
 
◇ 김현정> 게다가 술도 마시지 않고 파티도 안 가고 그런 걸로도 유명하고요. 
 
◆ 태영호> 가장 중요한 거는 술을 안 마십니다. 외교관이면 계속 남하고 술을 많이 마시는 게 업 아닙니까? 그런데 와인 몇 모금 정도는 마시지만 술을 안 마시니 일단 김일성이나 김정일이나 김정은 때에 와도 저녁에 파티에 초청되질 못해요. 거기 가면 같이 술도 마시고 거기서 많은 결정이 이루어지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거기 안 가면은 좀 권력에서 밀려나는 거 아니에요? 
 
◆ 태영호>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아요. 왜? 이 사람이 오면 술도 안 마시고 항상 똑똑하고 그런 정신으로 있다는 걸. 그러니까 일단 놀라도 데리고 안 다니고 술도 안 마시십니다. 
 
◇ 김현정> 근데 일은 잘하고 청렴하다. 
 
◆ 태영호> 일은 잘하고 청렴하니까 원로로서 대우는 해 주는 거죠. 
 
◇ 김현정> 어느 나라든 정치하는 사람들이 막 술에 막 취해서 판단 못 하고 이러면 큰일 나요. 
 
◆ 태영호> 아무리 국가 지도자라도 같이 술을 마시면 인간은 취하게 됩니다. 취하는 순간에 본인의 모든 모습이 드러나는 거죠. 그러니까 결국은 국가 지도자라는 입장에서는 이 인간한테 이런 약점이 있구나 하는 걸 잡히게 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3대에 걸쳐서 다 2인자 자리를 오를 수 있었던 인물, 김영남. 우리와의 인연을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2018년이었어요. 평창 올림픽 당시에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온 사람이 이 인물입니다. 김여정 부부장과 함께 방문해서 남북 공동 입장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장면, 지금 그 눈물을 막 흘리는 이 장면. 눈물을 닦았던 기억이 제가 지금 생생해요. 
 
◆ 태영호> 안경을 벗으면서 손수건을 꺼내서 닦았죠. 
 
◇ 김현정> 맞아요. 그랬던 인물, 그러니까 남북 관계가 안 좋을 때 물꼬를 튼 인물이 김영남 위원장이었던 거죠? 
 
◆ 태영호> 방금 우리가 언급했던 그 사진 1장에 김영남의 모든 캐릭터가 딱 담겨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사진에? 
 
◆ 태영호> 왜냐하면 이런 사진을 찍기 바랐던 겁니다. 그때 당시 남북 관계와 북한의 이미지를 보면 북한의 김정은 하면 맨날 로켓만 쓰는 로켓맨, 핵실험만 하는, 생각이 전혀 없는 지도자. 이런 이미지가 딱 굳어져 있었어요. 
 
◇ 김현정> 국제사회에서. 
 
◆ 태영호> 그렇죠. 그런데 이때 평창 올림픽에 나와서 그 눈물을 흘리는 그 1장의 사진 때문에 국제사회는 순간에 이제는 김정은 당국이 대화로 나오겠구나라는 이미지를 순간에 준 겁니다. 이렇게 이 김영남은 상황 판단을 잘할 뿐만 아니라 언제 어떤 모습과 제스처를 취해야 언론에서 이걸 가지고 김정은의 그 이미지를 희석시킬 수 있을까. 이 상황 판단을 대단히 빨리 하는 사람입니다. 
 
◇ 김현정> 저 눈물 흘리는 저 사진 그러니까 앞에는 문재인 대통령, 당시 대통령 내외가 있고 뒤에 김여정, 김영남이 있는데 손을 흔들면서 막 눈물을 흘리는데
 
◆ 태영호> 손수건을 꺼내서 눈물을 닦습니다. 
 
◇ 김현정> 눈물도 그냥 쪼르륵이 아니라 막 이렇게 표정을 다 써가면서 우는, 저것도 다 이미지 메이킹? 
 
◆ 태영호> 당연하죠. 그래서 그때 당시에 전 세계에서 김정은은 로켓맨이요, 무자비한 정말 피도 없는 그런 사람이라는. 
 
◇ 김현정> 고모부도 숙청하고 막 이런 사람. 
 
◆ 태영호> 그렇죠. 그걸 저 눈물 1장으로 딱 보임으로써 경색됐던 남북 관계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그런 김정은의 전략적 완화 카드 역할도 했고 대화로 복귀한다는 그런 완충지대 역할도 하고 그래서 그런 결정적인 순간에 아까 제가 이야기한 것처럼 어떤 행동, 순간의 행동을 취함으로써 말하자면 상황을 반전시키는 이런 탁월한 이제 정치적 감각을 가지고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렇게 우리와도 각별한 인연 또 대화의 물꼬를 트는 데 역할을 한 인물이다 보니까 지금 우리 정부에서 조문단을 보내느냐, 마느냐. 이 고민도 좀 하고 있는 것 같고요. 또 가겠다는 의원들도 있어요. 
 
박지원 의원도 가겠다 하시고 윤건영 의원도 내가 좀 가겠다 하시고 어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장관 명의의 조의를 발표하기도 하고 이런 상황인데요. 지금 남북 관계 굉장히 얼어 있잖아요. 글쎄요, 사망 이야기를 다루는데 이걸 기회로 삼는다는 표현은 좀 어색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장례가 얼어붙은 남북 관계에 물꼬를 트는 어떤 장면이 될 수도 있을까요? 
 
◆ 태영호> 일단 이번 사망은 현직에 있는 지도자의 사망이 아니라 퇴임한 전직 지도자의 사망이기 때문에 국가 행사지만 조문 외교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겁니다. 단, 현재 이러한 사망과 관련해서 지금은 메시지 외교의 시대다. 그래서 여러 의원들과 또 정동영 장관도 메시지를 내는데 북한을 향해서 이 정도로 대화에 나올 준비가 되어 있고 대화를 하고 싶어 한다는 그런 메시지를 보내는 데는 충분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북한도 그러한 메시지를 아주 깊이 읽었으리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 김현정> 개인 자격으로 가겠습니다, 해도 지금 북한이 받을 분위기는 아니죠? 
 
◆ 태영호> 아니죠. 
 
◇ 김현정> 아니에요? 
 
◆ 태영호> 왜냐하면 현직도 아니고 전직인데 지금까지 다른 전직 지도자들이 국가 장례를 많이 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특례적으로 받는다? 이런 거는 북한은 아닌 거죠. 
 
◇ 김현정>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가겠다, 또 조의도 표하고 메시지를 개인 차원에서 많은 의원들이 내는 것은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군요. 
 
◆ 태영호> 예, 메시지 외교의 그 시간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나저나 태 의원님, 그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만나고 싶어 했잖아요, 김정은 위원장. 왜 끝까지 안 만났다고 보세요? 
 
◆ 태영호> 이런 겁니다. 북한은 항상 대화와 협상에 나갈 때 나가더라도 주도권을 쥐고 나간다. 이런 입장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트럼프는 결국은 김정은과의 관계에서 소위 끌어당기는 외교가 아닙니까? 내가 한국에 왔는데 만나고 싶어, 좀 내려와. 그러면 김정은이가 그래? 그럼 만나자고 판문점에 덜렁덜렁 내려왔다면 트럼프에 당기는 외교에 김정은이가 끌려가는 모습이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지난번에 왔잖아요. 
 
◆ 태영호> 지난번에는 APEC과 같은 그런 큰 정상회담 참가자로 온 건 아니죠, 트럼프가. 그리고 지난번 상황은 2019년에 바로 하노이에서 결렬된 이후에 그나마 아직도 분위기가 살아 있을 때입니다. 그런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무작정 만나자 이렇게 하면 거기에 김정은이가 끌려 나오는 그런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두 번째로서는 전략적인 시기로 볼 때 지금 북한은 대화에 나가서 그 어떤 제재를 풀거나 새로운 그 무엇을 얻어내는 시간이 아닙니다. 지금은 러시아를 통해서 여러 가지 군사 기술을 받아다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전략 무기들을 빨리빨리 고도화하는 그런 핵무기 고도화의 시간입니다, 
 
지금.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시간에 갑자기 트럼프와 만나서 마치 그 어떤 협상이나 대화하는 이런 시간은 아니다. 이렇게 볼 수 있고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지금 트럼프 임기 기간에 꼭 북미 정상회담은 지금 할 그런 준비는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하긴 할 거다. 다만 이번은 아니었다. 이번은 끌려가는 모습이 되는 거기 때문에 응하지 않을 거라고 보셨던 거군요. 하긴 할 거다. 그 시기가 멀리 있습니까? 
 
◆ 태영호> 일단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정리해야 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트럼프와 만나는 경우 푸틴하고 트럼프와 어떤 얘기를 할 건지를 사전에 다 정리하고 나가야 되는데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얘기 안 할까요? 북한군이 가 있는데. 적어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군은 빼라. 이런 이야기를 할 거고 또 김정은은 뺀다, 안 뺀다. 이런 이야기를 푸틴하고 사전 합의 없이는 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핵무기 고도화 또 푸틴과의 그런 시간이다. 이렇기 때문에 김정은으로서는 전략적으로 트럼프를 만나서 얻어낼 게 없다고 판단한 거죠.
 
◇ 김현정> 지금은 푸틴과의 시간이라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는 부분까지 오늘 두루 북한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태영호 전 위원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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