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승리를 이끈 박동원(오른쪽)이 오지환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승리를 이끈 박동원(오른쪽)이 오지환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2023년 이후 2년 만의 통합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긴 LG. 26년 만에 정상을 노리는 한화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LG는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한화와 한국 시리즈(KS) 4차전에서 7-4로 이겼다. 7전 4승제 KS에서 3승 1패로 앞서갔다.
			
		
당초 이날 경기는 한화의 승리가 예상됐다. 한화는 8회말까지 4-1로 앞서 9회만 막아내면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만들 수 있었다.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7⅔이닝 7탈삼진 4피안타에 볼넷 2개, 몸에 맞는 공 1개로 1점만 내주는 117구 역투를 펼쳤다. 4회 선취점을 낸 한화는 7회말 문현빈의 2타점, 8회말 최재훈의 빗맞은 행운의 1타점 적시타가 터져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LG가 9회초 대거 6점을 뽑아냈다.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오지환에게 볼넷, 박동원에게 2점 홈런을 맞고 흔들렸고, 이어 등판한 박상원도 김현수에게 2타점 역전 결승 적시타를 맞고 무너졌다.
			
		
이날 LG 역전승은 한화 불펜의 난조를 주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가을 내내 악몽에 시달리는 김서현이 이번에도 흔들린 모습을 보인 까닭이다.
 3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초 2사 2, 3루 LG 김현수가 역전을 만드는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초 2사 2, 3루 LG 김현수가 역전을 만드는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그러나 준비된 LG 선수들의 노련함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역전 드라마다. 와이스의 투혼에 막혔지만 LG 선수들은 한화 필승조를 상대로 반전을 도모했고, 노림수가 그대로 통했다.
LG는 0-3으로 뒤진 8회초 2사에서 신민재가 2루타를 치며 와이스를 강판시킨 뒤 김현수가 김범수에게 적시타를 때려내 1점을 추격했다. 오스틴 딘이 이어 등판한 김서현에게 초구에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 기회가 사라지는 듯했다. 한화가 8회말 최재훈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태며 점수 차는 4-1로 벌어졌다.
하지만 LG는 9회초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지환이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내 기회를 만들었고, 박동원이 흔들린 김서현을 중월 2점 홈런으로 두들겼다. 경기 후 박동원은 "초구, 2구를 칠 생각이 없었는데 볼이 됐다"면서 "하나 스트라이크가 들어오고 이제 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 실투가 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을 야구에서 악몽을 겪고 있는 김서현을 간파한 박동원의 한 방이었다.
3-4로 추격한 2사 2, 3루에서 김현수는 바뀐 투수 박상원에게 짜릿한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1볼-2스트라이크로 몰린 가운데 김현수는 박상원의 포크볼 유인구를 잘 참아냈다. 이어 5구째 시속 148km 속구 승부구를 놓치지 않고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어냈다. 김현수는 "박상원이 포크볼이 좋은 투수라는 걸 알고 었었다"면서 "타이밍을 잡고 중심에만 맞추자고 생각했다"고 결승타 상황을 돌아봤다.
		
		
여기서 완전히 흐름이 바뀌었다. LG는 문보경 1타점 우월 2루타를 날리고, 오스틴까지 바뀐 투수 한승혁에게 빗맞은 행운의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쐐기를 박았다.
 3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초 무사 2루 때 LG 박동원이 2점 홈런을 쳐내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초 무사 2루 때 LG 박동원이 2점 홈런을 쳐내고 있다. 연합뉴스경기 후 김현수는 "더그아웃에서 (박)동원이가 '형, 와이스가 너무 잘 던지는데 어떻게 해서든 8회에 끌어내리면 기회가 올 것 같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결국 LG 베테랑들의 은밀한 전략 대로 와이스 이후 LG가 역전에 성공했다.
LG는 이번 KS를 앞두고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코디 폰세, 문동주, 김서현 등 한화 강속구 투수들을 대비해 공인구보다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특수 고무공으로 타격 훈련을 했다. 올해 스프링 캠프 때 접한 훈련인데 고무공은 가벼워서 피칭 기계에 넣으면 시속 160km 이상으로 나올 수 있다.
이런 훈련을 소화한 LG는 베테랑들의 경험까지 더해 자신감 있게 한화 마운드를 공략하고 있다. 1차전 8-2, 2차전 13-5 대승에 이어 4차전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