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올해 가을 미국에서 생산된 햇대두 구매를 전면 중단했던 중국이 최근 미국산 햇대두 구매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부산에서 개최될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의할 의제를 사전 이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은 29일 중국 국영 곡물기업 중량그룹이 최근 미국산 대두 18만톤(t)을 구매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해당 물량은 올해 12월에서 내년 1월 사이 인도될 예정이다.
중국 측은 미국 농가가 지난달부터 대두 수확에 들어갔지만 두달여 가까이 지난 최근까지 단 한 건의 구매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 이는 관련 기록이 남아있는 199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난 25~26일 미중 양국이 5차 무역협상을 벌여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대규모 구매하기로 잠정 합의함에 따라 사전 이행 차원에서 미국산 햇대두 구매 계약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차 무역협상 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 농부들을 위한 대규모 대두 및 농산물 구매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의제에 대해 기본적인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힌 바 있다.
한 국제무역 업체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중량그룹의 이번 구매는 두 정상 간 무역 합의가 공식 체결되기도 전에 이뤄졌다"면서 "현재까지 계약된 물량은 3건으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중국의 미국산 햇대두 구매가 "두 세계 최대 경제국이 이번 주 체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합의의 일환"이라면서 "양국 간 대두 교역이 재개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집권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미국산 대두 수입량을 줄여왔다. 대두 농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기반 이라는 점에서 대두를 무역전쟁 협상 카드로 삼은 것.
이에 따라 1차 미중 무역전쟁 전인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량 비중은 40%에 달했지만 무역전쟁 이후 대두 수입량은 25%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마저도 2차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진 올해는 더 줄어들어, 올해 1~7월까지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 감소했고, 가을 햇대두는 최근까지 아예 구매조차 하지 않았다.
허야둥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대두 무역에 대해 미국은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 (중국에 대한) 불합리한 관세를 취소해야 한다"며 미국의 관세부과가 대두 수입 중단의 이유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