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방송한 MBC '쇼! 음악중심'에서 '블루 밸런타인'으로 1위를 차지한 그룹 엔믹스. 엔믹스 공식 트위터"엔믹스(NMIXX)의 도전적인 음악과 매력이 가득 실린 첫 정규 앨범으로 커리어 하이를 쌓고 좋은 반응을 받게 되니 더욱더 뿌듯하고 기쁜 마음이에요. '엔믹스 붐은 온다'(엔붐온)라며 많은 분들께서 엔믹스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써 주신 여러 댓글들도 기억에 남아요. 엔믹스가 엔믹스다운 개성을 마음껏 펼치도록 응원해 주시고 멤버들의 노력을 알아봐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2022년 2월 22일 데뷔한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엔믹스는 3년 8개월여 만인 지난 13일 첫 번째 정규앨범 '블루 밸런타인'(Blue Valentine)을 발매했다. 두 가지 이상의 장르를 한 곡에 섞어 여러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하는 '믹스 팝'(MIXX POP)을 내세우고, '믹스토피아'(MIXXTOPIA)라는 이상향을 중심으로 한 세계관을 펼친 엔믹스는 이번에도 그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전보다 대중 친화적인 요소를 담은 타이틀곡으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의 세계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믹스토피아에 도착하기 직전 '블루 밸런타인 스테이지'에서 매번 실패하는 바람에 N번째 모험 중이라는 걸 알게 된 엔믹스는 위험을 각오하고 계속 나아갈지, 아니면 돌아갈지를 두고 다툰다. '사랑의 양가감정' '사랑하는 사람 간에 피할 수 없는 갈등'과 마주한 엔믹스가 들려주는 노래가 바로 '블루 밸런타인'이다.
역동적인 BPM 변화 속 중독성 있는 후렴 멜로디가 돋보이는 팝 곡 '블루 밸런타인'은 멜랑콜리한 신스 사운드와 기타 리프가 곡을 이끌며, 느려졌다가 점점 빨라지는 붐뱁 리듬이 더해져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엔믹스는 '블루 밸런타인'으로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인 멜론의 '톱 100' 차트에서 지난 20일 오후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27일 0시 기준으로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플로와 벅스 등 다른 음원 사이트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MBC M '쇼! 챔피언', 엠넷 '엠카운트다운', KBS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음악방송에서만 5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엔믹스는 지난 13일 정규 1집 '블루 밸런타인'을 발매하고 동명의 타이틀곡으로 활동 중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박희아 대중문화 저널리스트는 "엔믹스의 '블루 밸런타인'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진폭을 음악으로 들려주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곡이다. 희망찬 멜로디로 시작했다가 갑작스럽게 톤다운 된 무드로 감정의 낙하를 보여주고, 다시 상승하는 에너지를 뿜어내는 후렴을 통해 '블루'와 '밸런타인'이라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이미지의 두 단어를 3분짜리 곡으로 엮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계속 변화하는 BPM을 통해 결코 단순하지 않은 사랑이라는 개념의 다채로운 면면을 매우 풍성하게 그려내고 있기도 하다. 이지리스닝 계열의 곡들 혹은 명랑, 몽환, 발랄, 섹시, 큐트 등 몇 개의 단순한 걸그룹용 키워드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레이어를 지닌 음악이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트랙은 아니다. 실험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들도 존재할 만큼 독특한 지점도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지난 앨범에서 선보였던 '노우 어바웃 미'(KNOW ABOUT ME) '화이트 홀스'(White Horse) 등 개성 강하고 완성도 높은 곡들에 이어 이번 '블루 밸런타인'을 통해, 엔믹스라는 그룹을 떠올릴 때 다소 모호했던 캐릭터성이 매우 독특하고 개성 있는, 나아가 타 그룹과 구별되는 특별한 음악을 선보이는 팀이라는 인상을 주게 되었다"라고 평했다. "진짜 색깔이 생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라고도 덧붙였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블루 밸런타인'을 두고 "지금까지 뚝심 있게 끌고 왔던 '믹스 팝'의 익숙한 재료군에 JYP 여성 아이돌의 특징이자 장기라 할 수 있는 농도 높고 힘찬 상큼함이 자연스레 섞여 들었다. 그동안 엔믹스에게 이런 시도가 아주 없었던 건 아니지만, 드디어 최적의 배합률을 찾은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타이틀곡을 제외한 앨범 전반은 예의 엔믹스다움으로 잘 채운 점이 믿음직스럽다. 데뷔 후 꾸준히 '엔믹스는 잘한다'는 명제로 누적해 온 실력파 포인트도 든든하다. 아무 근거 없이 갑자기 탄생한 인기곡이 아니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블루 밸런타인'은 멜론 차트 '톱 100'에서 지난 20일 처음 1위를 기록한 후 27일 0시 기준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제공김도헌 음악평론가는 "'블루 밸런타인'이 인기를 끈 배경은 노래의 힘도 있지만 엔믹스가 쌓아온 서사 덕도 있다고 생각한다. 해원 등 멤버가 예능에서 쌓아온 호감도가 있고, 실력이 뛰어난 것에 비해 곡이 아쉽다거나 홍보가 부족하다 등의 인식이 있어서 팀이 더 잘되기를 바라는 일종의 동정적인 시각도 K팝 신에 존재했다고 본다. ('블루 밸런타인' 성공으로) 고생 끝에 낙이 온 셈"이라고 밝혔다.
음악적으로는 '블루 밸런타인'이 "훅이 가장 확실하다"라고 짚었다. 김 평론가는 "'대시'(DASH) '별별별'(See that?) '노우 어바웃 미'에서는 훅에 랩이 들어갔다. 구호를 외치는, 챈트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번 곡은 힙합 트랩 비트로 시작하다가 훅에서 밴드 사운드가 각인되지 않나"라고 전했다.
또한 "'블루 밸런타인'을 믹스한 쇼츠를 보면 곡 전체를 조명한 것도 있지만 곡 후렴을 주로 쓰더라. 그만큼 사람들에게 확실한 임팩트를 남겼다"라고 부연했다.
음악방송 1위를 쌓아가는 것을 두고는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 첫 정규앨범이라는 상징성도 있고"라며 "엔믹스가 추구하는 도회적이고 이세계적인 세계관은 여전하다. '어렵고 두려워도 우린 계속 도전해서 나아갈 거야' 하는 진취적인 메시지가 대중에게도 전달되려면 좋은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말로만 우리는 다르고 대단한 걸 할 거야 해선 안 되고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운을 뗐다.
김 평론가는 "엔믹스가 실력 있다는 건 지난 수년 간의 콘텐츠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노래도 잘하고 퍼포먼스도 격렬하게 잘하는 편이고, 이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맞물리면서 무대를 볼 때 쾌감이 더 느껴진 것 같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