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30일 부산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 예정인 가운데 양측 대표단이 5차 무역협상을 별여 양국 간 경제·무역 분야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마쳤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에 이은 미국의 보복관세 부과 예고 등으로 고조된 양국간 무역갈등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봉합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전날부터 열린 5차 무역협상이 종료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에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이 나섰고, 미국 측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다.
신화통신은 "양국은 미국의 중국 해사·물류·조선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치와 상호 관세 중단 기간 연장, 펜타닐 관세와 법 집행 협력, 농산물 무역, 수출 통제 등 양국이 함께 관심을 가진 중요 경제·무역 문제에 관해 솔직하고 심도 있으며 건설성이 풍부한 교류·협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자의 우려를 해결하는 계획에 관해 기본적 합의를 이뤘다"며 "양국은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추가로 확정하고 각자 국내 승인 절차를 이행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양국은 양국 정상의 전략적 지도 아래 중미 경제·무역 협상 메커니즘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고, 양국이 경제·무역 영역에서 각자의 우려에 관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면서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동하자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리청강 부부장은 "하루가 넘는 매우 긴장된 토론을 거쳐 중미 양국은 이 의제들에 관해 일부 양국의 관심사를 적절히 처리하는 방안을 건설적으로 논의했고, 일차적 합의를 만들었다"며 "다음 단계로 각자는 내부 보고와 승인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측 역시 이번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베선트 재무장관도 이날 무역협상 뒤 취재진과 만나 양국이 농산물 구매와 틱톡, 펜타닐, 무역, 희토류를 비롯한 전반적인 양자 관계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상은) 건설적이고 광범위하며 심도 있었다"며 "(양국) 정상이 매우 긍정적인 프레임에서 만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리어 USTR 대표도 "양국 관리들이 무역 합의 제안의 최종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며 "우리는 정상들에게 검토를 요청할 만한 내용을 제시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시 주석과) 논의할 것이 매우 많다. 좋은 회담이 될 것 같다"며 "그들(중국)은 양보해야 한다. 우리도 그럴(양보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양국 대표단이 이날 잠정적으로 합의한 내용은 추후 양국 정상의 승인을 거친 뒤 오는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국 간 4차례에 걸친 무역협상에도 불구하고 첨단제품에 대한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와 중국 기업 제재가 계속되자 중국은 지난 9일 보복카드로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내놓으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100% 추가 관세 부과와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면 수출통제 등을 예고하며 맞대응에 나서자 휴전 중이던 양국 무역전쟁이 다시 재점화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이 임박해오자 양국은 5차 무역협상을 벌여 무역갈등을 봉합하려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양측 모두 이번 협상에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힌 만큼 향후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 무역전쟁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