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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트럼프 노벨상 고배, 우리에게 다행인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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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10-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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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노벨평화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한반도 평화구축을 통해 2026년 '진짜 노벨상'을 노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의 외교는 여전히 논란 속에 있지만, 북·중·러 블록화 속에서 남북미 협력은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하는 전략적 과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가 네오콘 세력의 견제를 넘어 한반도 평화정착에 나선다면, 대망의 노벨평화상은 그의 품에 안길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대한 집념은 진심이다. 그는 올해(2025년) 자신이 수상자가 되어야 한다며 기회 있을 때마다 이를 강조해왔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최근의 이스라엘-하마스 평화구상 1단계 합의를 비롯해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인도-파키스탄, 이스라엘-이란, 콩고-르완다, 태국-캄보디아, 이집트-에티오피아, 세르비아-코소보 등 세계 8곳의 분쟁을 자신의 중재로 종결시켰다고 한다.

이러한 공로를 근거로 이스라엘, 러시아, 파키스탄, 캄보디아 등 일부 국가와 미 연방의회 공화당 의원들(Darrell Issa, Buddy Carter, Anna Luna)도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정치인 크리스티안 타이브링 예데 역시 '아브라함 협정'의 기여를 들어 트럼프의 수상을 제안했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기존의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질서를 흔들었고, 관세전쟁과 극우적 정책으로 국제사회에 혼란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임식 연설에서 자신을 '세계의 피스메이커이자 통합자(Unifier)'로 선언했다.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미술관 앞 '인질 광장'에 휴전 합의를 환영하며 인질 석방을 기대하는 시민들이 운집했다. 연합뉴스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미술관 앞 '인질 광장'에 휴전 합의를 환영하며 인질 석방을 기대하는 시민들이 운집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그 공언과 달리,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어린이와 부녀자를 포함한 6만 명 이상이 희생됐을 때 이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란 핵시설에 대한 폭격 명령, 베네수엘라 선박 폭파 등 민간인 희생을 초래한 조치들도 국제사회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았다.

국내적으로도 불법 이민 단속 과정에서 인권유린이 발생했고, 민주당 강세 지역에 주방위군을 파견하는 등 정치적 의도가 의심되는 행보로 미국 사회의 분열을 심화시켰다. 일각에서는 반란법(Insurrection Act) 발동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결국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선정했다. 트럼프의 바람은 좌절됐다. 그러나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오히려 다행일 수 있다. 노벨상을 위한 레이스가 일단락된 지금, 트럼프가 내년 노벨상을 위한 새 공적조서 작성을 위해 '한반도 평화'라는 목표물을 설정했는지 모른다.

트럼프는 "우리가 정말 많은 일을 했고, 수백만의 생명을 구했다"고 말하며 "2024년은 선거의 해였고, 내가 대통령으로서 활동한 것은 2025년부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6년에는 받을 수도 있다"면서 여운을 남겼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그가 내년에 진정으로 노벨평화상을 노린다면, 한반도가 그 마지막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분단 80년의 대결을 끝내고 남북미의 영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일은 트럼프에게도, 미국에게도 전략적으로 중대한 과제다. 북·중·러 블록화가 심화되는 현 상황에서, 남북미 협력은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

트럼프가 이를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2026년은 그가 '전임 어느 대통령도 이루지 못한 외교적 성취'를 남기는 해가 될 수 있다. 한국전 종전선언과 평화조약, 워싱턴-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등은 모두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다만 그 길에는 장애도 있다. 트럼프를 둘러싼 네오콘 세력과 군산복합체, 워싱턴의 기득권 세력은 한반도 평화 행보를 견제할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가 스스로 피스메이커로서의 길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트럼프의 평화지향 참모 그룹—RJK, 털시 개버드, 마크 루비오, 피트 헤그세스 등—이 중심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이 한반도 평화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한다면, 미국 내 초당적 지지를 얻을 가능성도 커진다.

현재 미 의회에는 브래드 셔먼 의원이 발의한 '한반도 평화법안(HR1841)'이 45명의 지지를 얻으며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여야를 초월한 협력의 씨앗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이재명 정부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한반도평화결의안 역시 미국의 한반도정책과 맞물릴 여지가 크다. 이 협력의 틀이 구체화된다면, 트럼프가 꿈꾸는 '2026 노벨평화상'은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한반도 평화공존의 시작이야말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어질 노벨상의 진정한 보증수표가 될 것이다.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대표

※ 외부 필진 기고는 CBS노컷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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