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 전원이 검찰청 폐지에 반발해 원대 복귀를 요청한 가운데, 검찰 내부 반발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를 역임한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김건희특검팀 검사들의 성명 전문을 게시하며 "파견 검사들의 복귀 요청을 환영하고 지지한다. 법무부와 특검의 신속한 복귀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해당 글에는 '특검 파견 검사들의 뛰어난 역량을 특정 사건이 아닌 민생 사건에 투입해 일반 국민들에게 돌려드릴 때'라는 등 적극 지지한다는 일선청 검사들의 댓글들이 이어졌다.
장진영 서울북부지검 형사3부장도 이날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특검 수사를 더럽히는 파견 검사들을 당상 일선으로 쫓아내 달라"며 "악의 축인 검사들을 용납할 수 없어 검찰청을 폐지했는데 그 악의 축인 사람들이 지금 특검에 파견을 가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임은정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검사장. 윤창원 기자이어 "현재 특검에 파견 가 수사를 할 자격이 있는 검사는 임은정 검사장이 유일할 것"이라며 "유일하게 악의 집단에 속하지 않은 임은정 검사장을 파견해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게 해 달라"고 밝혔다.
김건희특검팀 파견 검사 성명은 일선 검사들이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에 맞선 사실상 첫 집단행동이다. 그만큼 향후 검찰 내부 반발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광주지검 형사1부 소속 최정훈 검사는 전날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검사 선서를 읽으며 정의롭게 일하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내 잘못이 아닌 일로 함께 욕을 먹고 부패한 세력으로 매도된다"며 "검찰 구성원 전체를 악마화하지 않는 '선한 개혁'이 되길 바란다"고 적기도 했다.
김건희특검 내 파견 검사들의 반발 기류가 내란특검팀과 순직해병특검팀까지도 확산할지에 대해서도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내란특검팀 파견 검사들도 최근 검찰청 폐지와 관련한 입장을 정리하고자 내부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지영 내란특검보는 브리핑에서 "파견 검사 중 일부가 논의한 것은 맞지만 외부로 의견 표명을 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하루빨리 진상을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수사와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건희특검 내 파견 검사들의 반발이 일단은 봉합 수순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40분쯤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팀 사무실을 방문해 주요 관계자와 40분가량 면담했다.
면담 후 전현희 특위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어제 파견 검사들의 집단 성명은 검찰개혁에 항의한다기보다 특검에 파견된 검찰 입장에서 불안과 우려를 표명하고 하소연하는 차원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실제 파견 검사들은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해 김건희 국정농단 수사를 철저히 하고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고 심기일전해 남은 기간 수사에 매진해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게 파견 검사들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