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상(왼쪽)이 지난 29일 인민대회당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난 모습. 연합뉴스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중국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30일 평양으로 떠났다. 최 외무상은 방중 기간 리창 국무원 총리와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과 회동했다.
최 외무상을 태운 북한 고려항공 전용기(KOR624)는 이날 오전 10시쯤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이륙해 평양으로 향했다. 최 외무상은 왕 부장의 초청으로 지난 27일 중국에 도착해 나흘간 머물렀다.
최 외무상은 29일에는 중국 권력 서열 2위인 리 총리를 만났다. 최 외무상은 이 자리에서 "대중국 관계를 공고화·발전시키는 것은 조선(북한)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은 대만·신장(위구르)·시짱(티베트)·홍콩 등 중국의 핵심 이익에 관련된 문제에서 중국 입장을 계속해서 굳게 지지할 것"이라며 "조선은 중국과 함께 고위급 교류를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도 "중국은 시종일관 전략적 고도와 장기적 각도에서 중조 관계 발전을 바라보고 추동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조선과 층위별 교류·상호작용을 긴밀히 하고, 상호 이해와 우의를 심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조선이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 우려 문제에서 시종 중국에 굳건한 지지를 보내준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양국의 외교 부문 소통을 긴밀히 하고 실무적 협력을 촉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지난 28일 베이징 낚시터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하는 모습. 연합뉴스최 외무상은 전날에는 왕 부장과 회담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국과 다자 협조를 긴밀히 하고, 함께 일방주의와 강권 정치를 저지하며, 더 공평·공정한 세계 구조 건립을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왕 부장 역시 "현재 국제 형세가 혼란하고 강권과 괴롭힘 행위의 위해가 심각하다"며 "중국은 조선(북한)이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최 외무상은 이번 방중을 통해 이달 초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계기로 6년여 만에 열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를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최 외무상은 당시에도 김 위원장을 수행해 중국을 방문한 바 있으며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향후 주요 계기에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양측은 한반도 및 지역 정세 대응 방안에 대한 소통은 물론 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간 공조 방안 역시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두 참석하기로해 올해 최대 외교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중국 측은 시 주석의 APEC 정상회의 참석 관련 사항을 북측에 설명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북한은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측 고위 인사의 북한 방문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초 시 주석을 초청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전례가 없는데다 APEC 회의 참석 일정과 미국, 한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시 주석의 방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리 총리의 방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시 주석이 평양을 직접 방문할 가능성은 작다"면서 "중국이 과거보다 더 고위급을 파견할 가능성은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2015년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는 중국의 권력 서열 5위인 류윈산 당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