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황진환 기자9.7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4주(2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9%까지 올랐다. 3주 연속(0.08%→0.09%→0.12%→0.19%) 상승률이 커진 것이다.
토지허가거래구역이 아니라는 이점으로 9.7 대책 이전부터 상승세를 키우기 시작한 성동구(0.41%→0.59%)와 마포구(0.28%→0.43%)는 9월 4주차도 상승률을 키우며 현시점 서울에서 가장 가격 상승률이 높은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강남3구 역시 전주와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한 강남구(0.12%→0.12%)를 제외한 서초구(0.17%→0.20%)와 송파구(0.19%→0.35%) 모두 상승률이 확대됐다.
아파트 가격 급등 조짐의 주변부, 영등포·동대문·양천
9월 말에 접어들면서 전통의 한강벨트, 강남3구 주변부 가격도 들썩이는 조짐이 확연하다. 이번주 한강벨트를 제외하고 큰 상승률 확대폭을 보인 지역은 중구(0.18%→0.27%), 영등포구(0.15%→ 0.24%), 은평구(0%→0.09%), 동대문구(0.09%→0.15%), 양천구(0.19%→0.28%)등이다. 서울의 25개 자치구 가운데 23개 자치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확대된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확대폭이다. 중구, 영등포구, 은평구, 양천구는 모두 0.09%p 올랐다. 성동·마포에서 지핀 가격 상승 추세가 본격적으로 주변부에 전파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도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서울 주변부 아파트 가격 상승 현상을 주목했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한풀 꺾이게 만든 6.27 부동산 대책 효과도 수명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는 6.27 대책으로 인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둔화 정도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6.27 대책 발표 뒤 10주가 지난 시점 상승률이 0.1% 수준인 반면 2017년~2020년, 2024년 발표된 주요 부동산 규제 대책 당시 같은 시점의 매매가격 상승률 평균이 0.03%였다. 한은은 향후 주택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예측했다. 서울 주택가격전망(CSI)이 7월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한은은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9.7 대책 부작용? 국토부 장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지닌 명암
류영주 기자
6.27 부동산 대책 효력이 흐릿해진 반면 9.7 공급대책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최근 상승세를 유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9.7 대책이 국토부 장관의 토허구역 지정 권환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자자 단기적으로 실거주나 갭투자 제한을 원하지 않는 매수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9.7대책과 같이 국토부 장관이 토허구역 지정 권한을 갖게 되면 성동구와 마포구를 토허구역에 지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하다. 결국 새로운 규제가 시작되기 전까지 실거주가 불가능하거나 갭투자를 통해 이들 지역의 아파트를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가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국토부 장관이 토허구역 지정을 확대하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다시 가라앉을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 토허구역이 확대될 경우 거래가 급감할 수 있겠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 인하로까지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부동산서치랩장은 "일단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이 열려 있기도 하고 내년에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기 때문에 전세 가격 상승 가능성, 월세화 현상 등을 고려하면 매매가는 오르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