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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카타르 태양광 단독 수주, 이게 얼마나 '큰 건'이냐면[기후로운 경제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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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CBS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경제연구실'에 매주 수/목/금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전체 영상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삼성물산 카타르 태양광 단독 수주… '중동 특수' 재현
여의도 9배, 패널 274만장…국내 건설사 태양광 역대 최대
사우디·UAE, 2050년 발전 절반 재생에너지 계획
중동 MENA 지역 재생에너지 투자 74%가 태양광



◆ 홍종호> 다음 이슈 들어가 볼까요?

◇ 최서윤> 네. 중동 태양광 수요 폭발! 삼성도 카타르로.

◆ 홍종호> 네. 일반 시청자들께서는 중동 하면 석유 먼저 떠올리시겠지만, 저는 사실 최근에 중동이 태양광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 얘기지요.

◇ 최서윤> 맞습니다. 최근 변화 정말 흥미로워요. 중동 산유국들이 태양광에 엄청나게 투자하고 있고 한국 기업들도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는 현상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특히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최근에 대형 수주를 따냈다는 소식이 있어서 이걸로 이야기를 시작해 볼게요.

삼성물산이 카타르에서 2030년까지 2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을 따냈습니다. 국내 건설사가 시공하는 태양광 사업 규모 중 역대 최대 용량이에요. 그걸 우리나라가 아니라 외국에서 하네요. 사업비가 1조 4,600억 원 규모입니다. 아시다시피 카타르가 대부분이 사막인 나라예요. 경작할 수 있는 면적이 국토의 6%밖에 없다고 해요. 중동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 그 넓은 사막에다가 태양광 패널을 쫙 깐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막이라는 게 일조량도 높고 기후도 비나 구름 없이 건조하기 때문에 기온이 너무 뜨거울 때만 제외하면 태양광 발전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홍종호> 한마디로 햇빛 농사짓는 거죠.

◇ 최서윤> 네. 햇빛 농사예요. 더 이상 땅 안 파도 되겠네요.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서쪽으로 80km 떨어진 듀칸 지역에 27km²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하기로 한 겁니다. 여의도 면적의 9배에 달하는 크기예요. 사용되는 태양광 패널이 무려 274만 장에 달합니다. 삼성물산이 EPC 방식으로 들어가요. 설계, 조달, 시공 전 과정을 다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사업이고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시행한다고 합니다.

발전량이 2GW라고 했잖아요. 매우 높은 수준이에요. 카타르 75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고 삼성물산이 밝혔습니다. 앞에서 태양광 발전 조건으로 기온이 너무 뜨거우면 안 좋을 수 있다고 얘기했잖아요. 삼성물산이 이걸 극복하기 위해 고온 환경에 작동할 수 있는 인버터를 설치해서 발전 효율을 높여보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 홍종호> 기술 혁신에서도 앞서가려 한다고 볼 수 있겠어요.

◇ 최서윤> 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이런 현상이 카타르만의 일이 아니에요. 중동의 산유국 대부분이 사실 오랜 기간 오일머니로 몸집을 불려 왔잖아요. 지금 국제 정세를 보면 언제까지나 석유를 붙들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 됐어요. 특히 중동 패권 국가라고 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UAE(아랍에미리트) 등의 나라들도 사막이 굉장히 넓기 때문에 그 사막을 이용한 태양광에 매우 큰 규모의 투자를 이미 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협력을 많이 하고 있고요. 지금 영상을 하나 볼게요. UAE의 두바이의 모하메드 빈 라시드 태양광 단지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라고 해요. 정말 어마어마하죠.


◆ 홍종호> 2GW 규모인데 다 짓는 데 2년 걸렸어요. 태양광이 이래서 무서운 거예요. 어마어마한 양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너무나 짧은 시간 동안 지을 수 있는 거죠. 2GW면 원자력 발전소 1.4GW보다 훨씬 큰 거잖아요. 원전으로는 10년, 15년 걸릴 것을 2년 만에 짓는 거예요. 비교가 안 되는 거죠.

◇ 최서윤> 생각했던 것보다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가 훨씬 빠를 수 있다는 것이죠.

◆ 홍종호> 엄청나요. 다른 발전원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지을 수 있다는 게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의 특장점이거든요. 그걸 보여주고 있는 거죠.

◇ 최서윤> 그런데 왜 의사결정이 어려울까요? 일단 삼성물산이 카타르에서 대규모 사업 수주에 성공한 원인이 이전 경험이 있기 때문이기도 해요. 예전에도 카타르 라스라판이랑 메사이드 지역에서 태양광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는 발전 용량이 875MW로 지금의 3분의 1이 안 되는 규모였어요. 그때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했기 때문에 신뢰가 바탕이 돼서 이번 사업을 따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 프로젝트까지 합하면 카타르 전체 태양광 발전 용량의 약 80%를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수행하는 셈이 된다고 합니다.

중동 산유국들이 석유 시대의 끝을 내다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동시에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기도 해요. 대부분의 중동 국가가 산유국들임에도 2050년 혹은 적어도 2060년까지 넷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우디랑 UAE는 2050년까지 발전량의 절반가량을 재생에너지로 채우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중동 국가들이 태양광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잖아요. 중동이랑 북아프리카를 메나(MENA) 지역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진행 중인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상위 10개 사업을 보면 금액 기준으로 74%가 태양광이라고 합니다. 굉장히 압도적인 수치죠.


◆ 홍종호> 이렇다 보니 규모의 경제가 생겨날 수밖에 없어요. 지금 미국에서도 태양광 설치가 트럼프 행정부의 태양광 저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어요. 왜냐하면 너무 편리하고 빠르고 싸게 지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심지어 외신들에서 '정책이냐 시장이냐' 이런 제목이 나올 정도인 거예요. 정부는 화석연료 정책으로 가려고 하는데 시장은 재생에너지로 가려고 한다는 거고요.

규모의 경제가 생겨나는 과정에서 기술 혁신이 계속 일어나요. 태양광도 사람이 가서 설치하는 게 아니고 요새 AI 기반의 거대 로봇이 등장했어요. 영상을 보니 로봇이 태양광 패널을 손으로 잡아서 턱턱 갖다 붙이더라고요. 굉장히 빠른 거죠. 로봇이 현장에서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로 표준화된 크기의 패널들을 정확하게 붙이는 작업을 수행하는 겁니다. 빠르고 싸게 설치하다 보니 안 할 이유가 없는 거죠. 그런 게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고 중동 국가는 땅이 넓고 태양광 발전 효율이 높으니까 그곳에도 아마 그런 로봇들이 대거 투입될 거예요. 짓는 속도는 더 빨라질 것 같아요. 한국도 충분히 그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빨리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 영상 보면서 했습니다. 맥시모라는 로봇인데 잘 되고 있더라고요.

◇ 최서윤> 옛날에 그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는 핑계네요.

◆ 홍종호> 자꾸 그런 얘기하지 말고, 한국이 잘할 수 있는 걸 해야죠. 맨날 석유, 석탄 수입할 생각만 하지 말고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는 겁니다.

◇ 최서윤> 아까 제가 말씀드린 그 상위 10개 사업 중에 74%가 태양광이라고 했잖아요. 재생에너지 사업에 어떤 기업들이 수주하고 있는지를 따져봤어요. 계약 규모로 상위 20개 기업 그래프를 띄워드릴게요. 이 중에 압도적인 1등은 인도 기업 라슨앤투브로에요. 2위는 이집트 기업 오라스콤 건설입니다. 중국이나 유럽 기업들도 있는데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물산이 5위, 삼성엔지니어링이 13위로 나오고 있어요.

◆ 홍종호> 재생에너지가 단순히 일부 선진국만의 일이 아니고 많은 국가로 확산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네요.


◇ 최서윤> 기업 순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겠죠. 우리나라의 삼성물산뿐만 아니라 공기업인 한국서부발전 같은 경우에도 오만에서 약 6천억 규모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이미 진행했어요. 지난달에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금 한 달밖에 안 된 거잖아요. 그런데 전력 생산량이 연 환산 기준으로 1TWh(테라와트시)를 돌파했다고 해요. 최대 설비 용량이 연간 1.5TWh인데 지금 작동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는데도 불구하고 그 최대 용량에 근접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서부발전이 UAE에서도 아즈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요. 규모가 1500MW고 금액으로는 1조 원이 넘는 큰 사업이기도 합니다. 중동의 태양광 전환이 한국 기업들에도 진출만 잘하면 좋은 사업 기회가 되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 홍종호> 과거 건설사들이 진출했던 중동 특수가 중동의 태양광 특수로 바뀌고 있군요.

◇ 최서윤> 그렇죠. 요르단에서도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해요. 2023년 기준 발전량이 18% 정도 되는데 아쉬운 건 한국 기업 중에 태양광은 없어요. 가스, 화력, 풍력 정도만 진출한 상황입니다. 요르단의 경우에는 인근 나라와 전력망 연결을 확대해서 지역 에너지 허브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요. 전력망 복구나 신규 발전소 프로젝트 등이 나오면 한국 기업들이 눈여겨 볼 필요 있을 것 같습니다.

◆ 홍종호> 이것도 중요하죠. 왜냐하면 태양광 발전의 단가가 낮아져서 태양광 설치가 훨씬 용이해진 건 사실이지만요. 이걸 수요처에 전달해야 하고 국가 간의 전력망도 중요하니까 앞으로 망에 대한 투자에 있어서도 점점 이 지역이 중요해지겠어요.

◇ 최서윤> 맞습니다. 코트라에서 요르단 현지 전문가들을 인터뷰했더니 한국산 전기 제품에 대해서 신뢰도가 굉장히 높다고 해요. 품질도 좋다고 하고 독일 제품이랑 비슷하게 평가가 되고 있대요. 내구성도 좋다고 얘기한대요. 그런데 아직은 가격이 높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해요. 그리고 현지 파트너십을 더 넓혀야 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중동 산유국들이 태양광 건설을 확대하고 있다는 큰 틀을 짚어드렸고요. 우리나라의 어느 기업이 어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간략히 소개해 드렸어요. 그리고 방금 교수님이 앞으로 전력망 분야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내용 짚어주셨는데요.

마지막으로 제가 힌트 하나를 더 덧붙일게요. 수소입니다. 서부발전이 맡은 오만의 태양광 발전 대규모 시설의 궁극적인 목표는 태양광을 이용해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거라고 해요. 특히 포스코랑 삼성엔지니어링, 한국동서발전, 남동발전이 오만 수소 사업에 큰 비중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삼성엔지니어링 같은 경우에는 지금 노르웨이 수소 기업 넬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그린수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 있고요. 주목할 건 포스코입니다. 오만의 태양광으로 만든 그린수소를 수소환원제철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라고 해요. 중동 재생에너지에 관심 있는 투자자분들은 전력 생산부터 제철 사업까지 이어지는 큰 그림을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홍종호> 그래요. 맞습니다.

◇ 최서윤> 중동이 재생에너지 전환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게 유관 산업의 방향키 자체가 완전히 전환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 홍종호> 중동 국가들이 재생에너지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외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계속 꾀하는 건 지금까지 석유를 먹고 살아왔지만 궁극적으로는 석유 수요가 떨어질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거 아니겠어요?

◇ 최서윤> 맞습니다. 실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세계 석유 수요가 당분간은 증가세가 유지되지만 2026년부터 증가 폭이 줄어들고요. 2030년에 잠깐 주춤하면서 점점 감소세로 접어들 거라고 합니다. 그나마 수요가 증가하는 부분도 에너지 자체가 아니라 석유화학 부분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요.

◆ 홍종호> 원료가 사용되는 거죠.

◇ 최서윤> 그렇죠. 산유국에는 석유가 여전히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긴 한데요. 사우디 같은 경우에는 벌써 GDP하고 석유 수요 간에 디커플링, 즉 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해요. 석유의 수요가 올라서 수출이 많아지는데 GDP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유가 자체도 지금 배럴당 70달러를 밑돌고 있는데 사우디가 재정 균형을 맞추려면 유가가 90달러 정도까지는 올라줘야 한다고 해요. 사우디에서는 국내 사람들은 석유 에너지를 덜 쓰고 저렴한 태양광을 쓰고 대신에 석유를 수출용으로 쓴다는 전략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태양광이 더 잘 되면 인근에 아프리카나 중동, 아시아 국가에 수출해서 탈석유를 달성하고요. 이런 식으로 오랜 기간 산유국으로서 누렸던 역내 에너지 패권을 계속 장악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 홍종호> 앞으로 석유 수출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수출하고 그 전기로 만든 수소를 수출하는 방법을 중동 지역에서 생각한다는 거죠? 네. 좋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지금까지 CBS 최서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서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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