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제공 서스펜스 문학을 대표하는 편혜영 작가가 첫 짧은소설집 '어른의 미래'를 출간했다. 장편 '홀'의 할리우드 영화화 확정 이후 내놓은 이번 신작은 피나 비명 없이도 일상 속에서 불안을 증폭시키는 '한국형 서스펜스'를 집약한다.
총 11편이 실린 이번 소설집은 낯선 방문자, 한밤의 전화, 냉장고의 소음 같은 사소한 사건이 평범한 일상을 위협으로 바꾸는 과정을 그린다. '깊고 검은 구멍'은 구둣방 주인이 우연히 손에 넣은 금니로 인해 예상치 못한 불운을 맞는 이야기이고, '어른의 호의'는 불청객을 통해 드러나는 불안과 죄책감을 다룬다.
편혜영의 인물들은 비명을 지르지 않고 무심한 듯 단문으로 대응한다. 오히려 그 침묵이 긴장을 극대화한다. 동시에 '신발이 마를 동안', '아는 사람' 같은 작품에서는 예외적으로 따뜻한 순간을 포착하며 삶이 불운만으로 채워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아오이가든'부터 '포도밭 묘지', '홀'까지 꾸준히 변주를 이어온 편혜영은 이번 신작에서 일상의 불안이라는 새로운 서스펜스를 선보인다. 첫 장을 열면 낯선 방문자와 감춰진 비밀, 요란한 냉장고 소음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편혜영 지음 | 문학동네 | 2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