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한국금거래소 동작점에 골드바가 진열되어 있다. 류영주 기자각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늘리면서 금값이 가파르게 치솟는 가운데 우리나라 금 보유량은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현재 금 보유량은 104.4톤으로 2013년 이후 12년 동안 그대로다.
한은이 마지막으로 금을 매입할 당시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1450달러로 현재는 그보다 2.5배 넘게 오른 3700달러다.
금값 상승의 핵심은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달러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금 매수 규모를 연평균 130톤에서 260톤으로 늘렸고, 글로벌 물가 불안과 재정 건전성 우려로 또 다른 안전자산인 채권의 매력이 떨어진 탓이다.
국가별 금 보유량을 보면, 튀르키예가 2015년 116톤에서 지난해 618톤으로 432.8% 증가해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같은 기간 폴란드 335%, 브라질 94%, 이라크 81.1%, 싱가포르 73.2% 등이다. 중국과 일본도 각각 29.4%와 10.6% 증가했다.
다만 한은의 보수적인 태도는 금의 안정성과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보유액은 국가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바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현금화가 중요하다.
앞서 한은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90톤을 매입할 당시 금값은 1900달러를 정점으로 15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21.5%의 마이너스 수익률로 1조 2천억원을 손해봤다며 한은을 질타한 바 있다. 금값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동성이 증가한 2020년에야 사상 처음으로 2000달러를 돌파했다.
반대로 금값이 오르면 국회는 한은이 금 보유량을 적극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