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밀라 요보비치가 1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프로텍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배우 밀라 요보비치가 이준기와 호흡을 맞춘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 이후 무려 8년 만에 국내 제작 프로젝트 '프로텍터'로 애드리언 그런버그 감독과 함께 부산을 찾았다. 밀라 요보비치는 '프로텍터'를 두고 "절대 잊지 못할 특별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각본에서부터 캐스팅·제작·배급까지 국내 제작 및 투자사가 미국 현지 스태프들과 함께한 첫 할리우드 제작 프로젝트 '프로텍터'는 아동 인신매매범들에게 납치된 딸 클로이를 72시간 안에 찾아야 하는, 미국 특수부대 요원 출신인 니키 할스테드(밀라 요보비치)의 숨 막히고 자비 없는 추격 액션을 그린 이야기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미드나잇 패션' 섹션에 공식 초청 받았다.
'미드나잇 패션' 섹션은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한 장르 영화의 신작들을 심야에 소개하는 부문이다. 매년 오픈과 동시에 일찌감치 매진되는 대표 인기 섹션으로, '프로텍터'는 이번 상영을 통해 전 세계에 첫선을 보인다.
배우 밀라 요보비치와 애드리언 그런버그 감독이 1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프로텍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기자회견에서 진행된 '프로텍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밀라 요보비치는 "어제 개막식에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나 큰 영광이다. 훌륭한 배우도 많이 만났다"며 "부산에서 '프로텍터'가 전 세계 최초로 상영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국제에 오게 되어 꿈을 이뤘다"며 "'프로텍터'는 굉장히 애정이 많은 작품이다. 나나 감독이나 공을 많이 들였다. 부국제에 초대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과 부국제를 찾은 애드리언 그런버그 감독은 "한국에 오면서 아내와 이야기한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부산행 기차는 못 타도 부산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꼭 타기로 했다"며 "'부산행'이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라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특히 '프로텍터'는 국내 제작 및 투자사가 미국 현지 스태프들과 이뤄낸 첫 할리우드 제작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한 지난 2024년 11월 개최된 아메리칸 필름 마켓(AFM)에서는 사전 프로모션을 통해 아마존, 넷플릭스 및 전 세계 80개국에 성공적인 프리 세일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애드리언 그런버그 감독이 1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프로텍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애드리언 그런버그 감독은 이번 협업에 관해 "개인적으로 몇 년간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많이 알려지는 과정을 봤다"며 "멕시코에 사는데, 영화를 만들고 보는 입장에서 접하는 한국 작품들이 많다. 나 역시 한국 콘텐츠의 파도를 같이 타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대본에서 느낀 한국적인 사고와 아이디어를 우리가 가진 생각과 함께해서 나온 결과물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에서 '제5원소',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통해 할리우드 대표 액션 여전사로 자리매김한 밀라 요보비치는 니키 할스테드 역을 맡아 딸을 찾기 위한 추격전에 나서며 거칠고 강렬하면서도 리얼한 액션을 펼칠 예정이다.
밀라 요보비치는 처음 '프로텍터' 시나리오를 읽고 "대단히 아름답게 쓰인 글이라고 생각했다. 시적 감성이 느껴지는 아주 아름다운 작품이었기에 그런 감정이 한국과 미국을 넘어 전 세계 관객에게 잘 전달되길 바랐다"며 "그래서 작가님, 감독님과 시나리오를 갖고 계속 이야기하며 가장 중요한 핵심이 무엇인지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텍터'는 한 엄마가 자신의 딸을 구하기 위해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나도 딸이 셋이나 있어서 이 작품이 훨씬 더 특별했다"며 "영화 속 연기는 사실 연기가 아니었다. 실제 그런 삶을 살았기에 촬영하면서 10㎏이나 빠졌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매일 감정을 느끼고, 느끼는 가운데 살아남아야 했다. 풍부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였고, 이를 다루는 게 아주 어려운 작품이었다"며 "나에게는 정말 특별한 영화고, 절대 잊지 못할 영화"라고 말했다.
영화 '프로텍터' 스틸컷. 아센디오 제공니키는 엄마이기도 하지만 미 특수부대 출신의 군인이다. 그렇기에 니키는 군인으로서 배운 모든 것을 활용해 딸을 구하고자 한다.
밀라 요보비치는 "처음부터 내가 할 수 없는 액션은 안 한다고 했다. 영화에서의 액션은 실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한 것이다. 니키가 군대에서 훈련을 받았기에 가능했던 액션"이라며 "실제로 어떤 여성이 훈련을 받으면 똑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 점이 다른 액션 영화와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엄마이자 군인인 니키라는 캐릭터는 밀라 요보비치에게도 많은 것을 되돌아보고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줬다. 그는 "여성이라고 했을 때, 엄마이자 주부로서의 역할이 어디까지이고 또 인간으로서의 입장은 어디까지인지 묻게 된다"며 "니키뿐 아니라 군인인 내 친구도 같은 고민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요보비치는 "일을 할 때는 열정적이지만 가정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병행할 수 있는지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배우 밀라 요보비치가 1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프로텍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밀라 요보비치는 영화에서 엄마이자 군인인 니키가 납치된 딸을 구하는 모습이 "여성, 특히 엄마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일반적으로 아이가 납치되면 무력감을 느낀다. 모든 부모에게 이런 상황은 최악의 악몽"이라며 "영화는 무력감이 아니라 누군가 내 아이를 해치려 할 때 무언가 할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요보비치는 "할리우드는 아무래도 남성 중심 액션 영화가 많다 보니 지금까지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액션을 이끌어 갈 기회가 별로 없었다"며 "내가 이런 액션 영화를 함으로써 많은 다른 여배우에게도 길을 터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런 작업을 많이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미드나잇 패션' 섹션 공식 초청작 선정과 함께 전 세계 첫선을 보이는 '프로텍터'는 2025년 하반기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