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 연합뉴스조국혁신당 성 비위 파문으로 당은 물론 '창업자'인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의 리더십이 당 출범 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자진 사퇴한 당 지도부는 '조국 책임론'과 거리두기를 시도하지만, 앞뒤가 다른 해명으로 조 원장을 향한 비판만 키우고 있어, 조 원장의 돌파구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논란만 키운 조국 해명…지도부 사퇴론 역부족
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과 황명필∙차규근∙이해민 최고위원은 전날(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 사퇴 사실을 알렸다. 성 비위 사건 피해자인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을 선언한 지 사흘 만이다.
당 지도부 사퇴에도 '조 원장 책임론'은 당분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조 원장은 그동안 당적 없이 당내 사건에 개입할 경우 사당화가 우려됐다고 해명했지만, 오히려 당 내부의 추가 폭로를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하며 논란을 키웠다.
피해자들을 대리해온 강미숙 여성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이 수감 중인 조 원장을 면회하며, 당무 관련 보고를 수차례 했다고 전했다. 당내 성비위 사건을 조 원장이 사전에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당의 후속 조치 상황 등이 조 원장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분이 조국은 당적이 박탈된 비당원인데 무엇을 할 수 있었겠나, 출소 후에도 혁신정책연구원장일 뿐인데 무슨 권한이 있다는 것이냐고 묻는다"며 "그렇다면 당원도 아닌 사람이 주요 당직자들의 의전을 받으며 현충원에 참배하는 등의 일정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당 창당준비위원장이었던 장영승 에피카 대표는 지난 7월 17일 면회 자리에서 조 원장이 출소 후 직접 나서 성비위 사건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국은 무슨 말을 하려고 안다는 듯 "당에 대한 장 대표의 기대 수준이 높다. 내가 나가야 해결이 되고, 나가서 해결하겠다"는 말만 듣고 돌아왔다"며 "(조 원장이) 출소 후에도 피해자들과 일절 소통이 없었다는 얘기를 듣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당 출범 후 최대 위기…조국 리더십 시험대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과 서왕진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내 성 비위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힌 뒤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정치권에서는 그동안 광복절 특사로 사면 복권된 조 원장이 11월 전당대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정치 재개를 알릴 것이라고 관측했지만, 성 비위 파문 관련해 당 차원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그의 정치 행보도 불투명해졌다.
이에 당 지도부 총사퇴 배경으로 책임론이 불거진 조 원장의 리더십을 수호하려는 내부 판단이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황현선 전 사무총장도 사퇴 사실을 알리며 "계속되는 고통을 버티는 조국 원장에게 겨눈 화살을 저에게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당이 출범 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조 원장의 리더십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새로 출범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조 원장이 직접 위원장직을 맡아 성 비위 파문을 비롯해 당내 혼란을 수습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혁신당은 전날 오후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 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내부에서는 비대위원장 후보로 외부 인사 또는 조 원장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혁신당 의원은 CBS노컷뉴스에 "미우나 고우나 조 원장이 나서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며 "신속한 수습을 위해 당의 간판이자 기업으로 치면 오너에 비유할 수 있는 조 원장이 나서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조 원장에게 사태를 해결해 달라고 할 수는 없다. 조 원장이 수감 중일 때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혁신당 관계자는 "조국 비대위 체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에서 비대위원장을 모셔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